제주대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 나섰으나 "환자 떠나지 않을 것"
제주대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 나섰으나 "환자 떠나지 않을 것"
  • 이창준 기자
  • 승인 2024.03.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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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의대 교수협 기자회견 "정부 일방적인 정책에 분노"
"제주대 총장도 회의 결과 무시하고 과도한 증원 신청"
사직서 제출 의견 모을 계획이나 "의료현장 안 벗어나"
15일 오후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 제주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지역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과 제주대학교 의과대학(이하 의대) 재학생들의 집단행동에 의대 교수들도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사직서 제출은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분노의 표시지 실제 의료 현장을 벗어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약속했다.

제주대 의대 교수협의회(이하 교수협)은 15일 오후 제주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교수협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된 협의체로 지난 12일 결성됐으며 제주대 의대 교수 153명 명 중 78명이 소속돼 있다.

교수협은 "적정한 증원에 대해 의료계와 논의 없이 진행됐다"며 "제주대 총장은 의대 교수회의 결과를 무시하고 과도한 증원 신청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의 의사 수는 크게 모자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필수진료과목의 위기는 저수가와 의료소송의 위험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극단적인 대립에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국민들을 위해 하루빨리 극한의 대립을 풀어야 한다. 정부는 일방적인 정책 진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협은 이날 오후 5시 총회를 열고 사직서 제출과 관련해 의견을 모으는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한 자유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총회는 단순 의견을 모으는 자리로 사직서 제출 강요는 절대 없으며 어떤 의견이 모아졌는지 그 결과는 추후 밝히겠다고 교수협은 설명했다.

특히 교수협은 의료공백에 대한 도민들의 우려에 대해 "사직서는 우리의 분노를 표하는 방식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며 "사직서를 제출해도 의료 현장을 벗어나거나 환자 곁을 떠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제주대병원에서는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일부가 사복을 입고 환자들을 돌보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오전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 내부. 개강을 앞뒀지만 적막이 흐르고 있다.

한편 현재 제주대병원에서는 전공의 108명 중 7명만 근무하고 있다. 이에 간호 인력이 투입돼 기존 전공의들이 맡았던 의료 행위 일부를 수행하고 있다.

제주대병원 병상 가동률은 전공의 집단행동 이전보다 절반 이상 떨어진 30%대까지 급감했으며 내과 중환자실 병상수는 20개에서 12개로, 수술실은 12개에서 8개로 축소 운영하고 있고 간호간병서비스통합병동도 2개에서 1개로 통폐합했다. 

이와 함께 신입생을 제외한 재학생 90% 이상이 전공의 집단행동에 동참하며 무더기로 휴학계를 제출함에 따라 잇따라 개강을 연기한 제주대 의대는 오는 18일에는 예정대로 학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대 의대는 학사 운영 정상화를 위해 학생들과 개별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제주대는 2025년 의대 정원을 현 40명에서 100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담은 의대 정원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창준 기자  luckycjl@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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