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고양이 반출 1년…쥐 출몰 잦고, 입양은 진땀
마라도 고양이 반출 1년…쥐 출몰 잦고, 입양은 진땀
  • 이창준 기자
  • 승인 2024.02.26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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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마리 반출…17마리 입양 및 임시보호, 27마리 임시보호시설
마라도에 15∼20마리 남았으나 새끼 고양이 없고 쥐 출몰 잦아
임시보호시설 고양이 입양도 진땀…도-동물보호단체 홍보 지속
지난 15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내 한 식당에서 고양이들이 사료를 먹고 있다. 김란영 제주비건 대표 제공.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내 마라도 고양이들이 반출된 지 약 1년이 돼가는 현재 마라도에서 쥐 출몰이 잦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내 임시보호시설로 옮겨진 고양이들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으나 입양은 더딘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마라도, 동물보호단체, 제주세계유산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일 마라도 고양이 45마리가 제주 본섬으로 반출된 이후 현재 마라도에 남아있는 고양이는 15~20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당초 쥐 퇴치를 위해 들여온 고양이들의 수가 갑작스레 줄어들자 마라도 곳곳에서는 쥐 출몰이 잦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마라도 주민 김모씨는 “고양이가 사라지자 쥐들이 가정집과 식당 주변으로 내려오고 있다”며 “관광객들한테도 안 좋고 세균 감염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출된 마라도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는 ‘유기동물 없는 제주 네트워크’ 소속 김란영 제주비건 대표도 최근 마라도에 다녀왔는데 고양이 보기는 힘든 반면 쥐 출몰은 잦아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현재 마라도에 새끼 고양이는 아예 없는 상황”이라며 “남아있는 고양이들도 전부 중성화돼 수는 더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제주세계유산본부는 지난해 6000만원, 올해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마라도와 함께 쥐 퇴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 자원봉사자가 제주세계유산본부 내 임시보호시설에 있는 마라도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다. 김란영 제주비건 대표 제공.

아울러 제주세계유산본부와 동물보호단체는 보호시설에 남아있는 고양이들 입양을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당시 일각에서 고양이 반출이 급박하게 이뤄지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으나 결국 반출이 강행됐고 그 결과 고양이들이 구체적인 보호, 입양 대책 없이 임시보호시설로 옮겨졌다.

지난해 반출된 고양이 45마리 중 지금까지 입양된 고양이는 6마리다. 임시보호 중인 고양이는 11마리, 보호시설에 남아있는 고양이는 27마리다. 반출 작업 당시 상태가 좋지 않았던 고양이 1마리는 구조 후 보호시설에서 폐사했다.

제주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보호시설에 있는 고양이들의 건강 상태는 모두 양호하다”면서 “입양을 위해 동물단체들과 함께 홍보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양이들을 현재 보호시설에 계속 둬도 되는 건지, 앞으로 어떻게 보호해야 할 지 여러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최근까지도 입양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긴 한데 양측의 조건이 맞아야 한다. 제주도와 홍보 활동을 꾸준히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준 기자  luckycjl@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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