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종합 매뉴얼 없어 고교 몰카 사건 대응 미흡”
“교육청 종합 매뉴얼 없어 고교 몰카 사건 대응 미흡”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3.11.30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의회 예결위 30일 제422회 2차 정례회 4차 회의
"부서마다 제각각...서로 책임 떠넘기는 부분 보여"
'화장실 불법촬영 예방 조례' 불구 상시 점검 안해"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0일 제422회 2차 정례회 4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0일 제422회 2차 정례회 4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의 여자 화장실 불법 촬영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통합 매뉴얼이 없어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양용만)는 30일 제422회 2차 정례회 4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도내 A고등학교에서 발생한 남학생의 여자 화장실 몰래카메라(몰카) 촬영 사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지난 10월 18일 제주시 한 공립고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기기가 발견됐다. 피의자는 남학생 B군으로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자 이튿날 자수했다. 경찰은 범행에 쓰인 갑티슈와 휴대전화를 수거했다. B군은 10회에 걸쳐 여자 화장실에 불법 촬영기기를 설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후 A고 교감이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필요한 가해 관련 학생 확인서, 결석계, 학부모 확인서 등을 받기 위해 피해자일 가능성이 있는 여교사 2명에게 B군의 자택에 가정방문을 가라고 지시하면서 2차 피해 논란 등이 일었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0일 제422회 2차 정례회 4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사한 가운데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0일 제422회 2차 정례회 4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사한 가운데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이와 관련 이날 이남근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정서복지과, 민주시민교유과, 중등교육과 등 부서마다 매뉴얼이 있지만, 도교육청 차원의 복합적인 매뉴얼이 없어 사건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며 “또 사안마다 도교육청 본청이나 학교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부분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번 사건과 학교 폭력 등 문제 발생 시 ‘학교전담경찰관(SPO)’를 활용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부족했다”며 “교육청의 업무 처리를 보면 도청, 경찰청 등과 협업이 부족해 ‘나 홀로 떨어진 섬’ 같다”고 꼬집었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0일 제422회 2차 정례회 4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사한 가운데 김기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0일 제422회 2차 정례회 4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사한 가운데 김기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김기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갑)도 “성범죄나 학교 폭력 등의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는 게 제일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도 여교사를 가해 학생 집에 보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또 2021년 ‘제주도교육청 화장실 불법촬영 예방 조례’를 대표 발의했던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화북동)은 “조례를 통해 불법촬영점검기기 등 화장실 상시점검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그러나 부교육감조차도 조례가 있는지 모르고 있다. 이는 화장실 불법촬영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0일 제422회 2차 정례회 4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사한 가운데 강성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0일 제422회 2차 정례회 4차 회의를 열고 ‘2024년도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사한 가운데 강성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이에 대해 오경규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은 “초기 대응이 미흡한 점을 인정한다. 피해자와 도민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자 등이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사건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