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윤석열 "제주에 완연한 봄…4·3의 아픈 역사 국가가 보듬겠다"
[종합] 윤석열 "제주에 완연한 봄…4·3의 아픈 역사 국가가 보듬겠다"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2.04.03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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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4·3의 아픔을 치유하고 상흔을 돌보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며 "아픈 역사를 국가가 보듬겠다"고 강조했다. 보수정권 대통령 혹은 대통령 당선인이 4·3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주년 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해 "우리는 4·3의 아픈 역사와 한 분 한 분의 무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있다. 억울하단 말 한 마디 하지 못 하고 소중한 이를 잃은 통한을 그리움으로 견뎌온 도민과 제주의 역사 앞에 숙연해진다"며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4.3의 아픔을 치유하고 상흔을 돌보는 것은 4.3을 기억하는 바로 우리의 책임이며 화해와 상생,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대한민국의 몫"이라며 :생존 희생자들의 아픔과 힘든 시간을 이겨내 온 유가족들의 삶과 아픔도 국가가 책임있게 어루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과거는 우리가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이 비극에서 평화로 나아간 4.3 역사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곳 제주4.3평화공원이 담고 있는 평화와 인권의 가치가 널리 퍼져 나가 세계와 만날 수 있도록 새 정부에서도 노력하겠다"고 역설했다.

윤 당선인은 또 "지난 2월 제가 이곳을 찾았을 때 눈보라가 쳤다. 오늘 보니 제주 곳곳에 동백꽃과 많은 아름다운 꽃들이 만개했다. 완연한 봄이 온 것"이라며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가슴에도 따뜻한 봄이 피어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을 마쳤다.

이번 추념식은 희생자 명예 회복을 원하는 도민의 염원이 역사의 숨결로 되새겨지길 바라는 의미를 담아 ‘4·3의 숨비소리, 역사의 숨결로’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올해로 74주년을 맞는 4·3희생자 추념식은 지난해 4·3특별법 전부 및 일부개정으로 4·3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과 실질적 피해보상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올해 하반기부터 4·3희생자 보상금 신청·접수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실질적 피해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지난달 29일 4·3특별법에 따른 첫 특별재심 및 직권재심 공판에서 행방불명 희생자들에 대한 무죄판결이 내려지면서 향후 공판에서도 무죄 선고를 통한 명예회복이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추념식에서도 일반재판 수형인으로 지난달 29일 무죄 판결을 받아 70여 년 만에 한을 푼 고(故) 강익수 님의 손녀인 강춘희(77) 어르신의 사연이 박정자 배우의 독백으로 소개돼 참석자들을 눈물짓게했다.

강춘희 어르신의 부친인 고(故) 강병흠 님은 4·3 당시 토벌대에 연행된 후 행방불명됐고, 당시 한 살이던 남동생 고(故) 강원희 님은 4·3 당시 후유증으로 세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숨졌다. 고 강원희 님은 제7차 추가신고 시 희생자로 신청돼 지난달 14일 희생자로 결정됐다.

한편 이날 추념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해 법무부장관, 행정안전부 차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현충원 집례관과 국방부 의장대가 참석해 헌화·분향 등 행사를 지원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4·3 생존희생자 및 유족, 정부 및 정당 관계자 등 총 299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제주도민이 위대한 공감과 이해, 화해를 이뤄낸 평화와 상생의 정신은 지금 이념으로, 성별로, 계층으로 갈등하는 우리 공동체가 기억하고 간직해야 할 민족의 유산"이라며 "누군가의 삶에서 4·3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다. '살암시민 살아진다'라는 말로 슬픔과 아픔을 참고 계시는 분들은 없는지 우리 공동체가 함께 끝까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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