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로 소비 위축 심화…1차 산업 ‘휘청’
신종 코로나로 소비 위축 심화…1차 산업 ‘휘청’
  • 고경호·현대성 기자
  • 승인 2020.02.0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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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양배추·당근·브로콜리 등 월동채소 가격 하락
축산·수산도 동반 감소…지역 매출 규모도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지역경제 피해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소비 심리가 더욱 움츠러들면서 제주지역 1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7일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소비 및 경기 위축에 대한 대응방안’ 자료에 따르면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에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얹어지면서 월동채소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실제 제주산 월동무의 경우 20㎏당 올해 1월 2만445원에서 이달 1만956원으로 무려 46.4% 급락했다.

제주산 양배추는 같은 기간 8㎏당 1만858원에서 8318원으로 23.4% 감소했으며, 제주산 당근은 20㎏당 3만7835원에서 3만2282원(-14.7%)으로, 제주산 브로콜리는 1만9993원에서 1만8614원(-6.8%)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제값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주산 만감류도 고전하고 있다.

한라봉 가격은 3㎏당 1만1651원에서 9006원(-22.7%)으로, 천혜향은 3㎏ 당 1만4386원에서 1만2366원(-14.0%)으로, 레드향은 3㎏ 당 1만8326원에서 1만4458원(-21.1%)으로 낮아졌다.

이외에도 돼지고기와 계란, 닭고기 등 축산물과 옥돔, 갈치 등 수산물 가격도 동반 하락하는 등 제주 1차 산업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다.

제주도가 분석한 빅데이터에서도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지역경제 여파가 여실히 드러났다.

제주도가 올해 1월 1일부터 2월 3일까지 BC카드의 최신 데이터를 받아 분석한 결과 제주지역 매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시별로는 제주시가 7.6% 떨어졌고, 서귀포시는 2.7%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면세점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으며, 대형 종합 소매업, 자동차 임대업, 호텔·여관업 등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제주지역에서 공공 와이파이 데이터를 접속한 중국인 수가 전년 대비 43~49% 수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내수시장 소비 위축이 각 업종별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도로부터 신종 코로나 현안을 보고받은 제주도의회는 이번 위기를 통해 지역경제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용호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성산읍)은 “도내 요식업계의 제주산 농산물 사용량 데이터를 구축해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도내 업체에 납품하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도 제주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구좌읍)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산 농산물 수입에 지장이 발생한 만큼 제주산 청정 농산물의 가치를 더욱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제주산 농산물의 국내 업체 공급 확대 등 판로 개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고경호·현대성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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