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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시점 특정·추가 증거 확보 ‘과학수사’9년 전 보육교사 살인사건 피의자 어떻게 잡혔나
현봉철 기자 | 승인 2018.05.16

[제주일보=현봉철 기자] 2009년 2월 발생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살인사건의 피의자 박모씨(49)가 사건 발생 9년 만에 잡혔다. 그는 숨진 보육교사를 태웠던 택시기사였다.

9년 전에도 유력 용의자였던 박씨가 재수사에 나선 경찰에 의해 피의자로 검거된 것은 기존 증거 외에 추가로 확보된 증거에서 박씨의 지문 등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보육교사 이모씨(당시 27세)가 실종된 것은 2009년 2월 1일 새벽. 친구를 만난 후 오전 3시께 집이 있는 제주시 애월읍으로 향하던 이씨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다음날 가족들에 의해 실종 신고됐고, 일주일 뒤인 8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농로 배수로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제주서부경찰서는 현장 증거를 분석하고, 주요 도로에 대한 폐쇄회로(CC)TV 분석과 휴대전화 통신수사 등을 벌였으나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

특히 이씨의 실종 시점이 새벽시간대인 점을 고려해 택시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고 도내 택시들의 운행기록과 택시 운전사들의 유전자를 채취해 대조작업을 벌였지만 수사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당시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박씨가 이씨를 태운 택시기사라는 점에서 유력 용의자로 보고 거짓말탐지기 검사 등을 벌였지만 물증 확보에 실패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박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는 ‘거짓 반응’이었다.

이 사건은 2015년 8월 1일을 기준으로 공소시효가 살아있는 모든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일명 ‘태완이법’)이 이뤄짐에 따라 공소시효가 없어졌다.

경찰이 올해 초 이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하고 사건이 해결된 데는 과학수사 기법 발달의 영향이 컸다.

경찰은 지난 1월 동물을 활용한 실험을 통해 사망 추정 시간을 2월 1일 새벽 3시부터 이틀 이내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는 2009년 당시 이씨의 사망 추정시간을 시신 발견시간으로부터 24시간 이내로 판단한 당시 부검의 소견을 뒤집은 것이다.

당시 부검의는 시신 부패가 없고, 시신의 장기인 직장의 체온이 대기온도보다 높았다는 이유 등으로 사망 추정시간을 시신 발견시간으로부터 24시간 이내라는 소견을 내놨다.

그러나 경찰은 시신에서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발견되고 실종 당일 음주한 흔적이 남아있는 점 등을 이유로 실종 직후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처럼 경찰과 부검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당시 수사과정에서 논란이 일었고, 이는 수사가 난항을 겪는 주요 요인이 됐다.

하지만 전국 최초로 동물을 활용한 시신의 체온변화 실험한 결과 사망 시점이 좁혀지면서 박씨는 유력한 용의자로 또다시 특정됐다.

이후 당시 증거품 등에서 추가로 지문 재검색을 한 경찰은 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받아 경북 영주에서 3일간의 잠복 끝에 검거했다.

16일 오후 5시30분 제주동부경찰서로 압송된 박씨는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현봉철 기자  hbc@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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