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의 시작과 끝...'제주다움' 간직한 바닷가 마을
올레길의 시작과 끝...'제주다움' 간직한 바닷가 마을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7.10.31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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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는 바다가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별칭에 맞게 한라산 동쪽 끝에 위치해 있다. 마을 지명인 ‘종달’은 ‘종다릿개(終達浦)’라는 포구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제주일보=부남철기자] 제주 이주 열풍의 근본은 사람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이미지때문이다. 제주인들이면 누구나 자신의 마을이 가장 살기 좋은 터전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서도 누구나 이 마을을 한 번 보면 이구동성으로 “제주다움을 아직까지도 간직한 마을”이라고 동의할 수 있는 마을이 있다.

한라산을 등진 삼백예순여덟 개의 오름들이 이어져 오다가 마침내 그 헤아림을 멈춘 지미봉이 있는 마을 제주시 구좌읍 종달(終達)리. 바다가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별칭에 맞게 한라산 동쪽 끝에 위치한 이 마을은 약 800여 년 전 사람들이 들어와 살면서 형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을 지명의 유래에 대해 김수길 노인회장은 “종달이라는 한자에서 볼 수 있듯이 제주목의 동쪽 끝 마을이라는 의미로 마을 명칭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래 종달은 종다릿개(終達浦)라는 포구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집 본사 객원 大기자가 “올레길이 1코스로 시작해 마지막 21코스의 종착점으로 종달리로 삼은 것은 참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힐 정도로 제주올레 코스가 만들어지면서 종달리의 아름다운 풍광은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의 순례지가 됐다.

종달리는 거미오름(동검은이)에서 시작해 손지오름, 용눈이오름, 윤드리오름(은월봉)을 지나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와 반반 경계를 이루는 두산봉까지 내려와 바닷가와 가까운 지미봉에 이르기까지 길게 뻗어 내리면서 어느 오름에서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용눈이오름과 지미봉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단연 으뜸이다.

과거 종달리 사람들은 ‘소금바치’라고 불릴 만큼 염전이 유명했던 곳이다. 20세기 초 종달리는 353세대의 주민이 살았는데 그 중 제염에 종사하는 사람이 160여 명에 달했고 소금을 생산하는 가마(釜)를 46개나 걸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광복 후 교통이 발달해 육지부 소금이 들어오면서 간척사업을 통해 논을 만들었다. 지금은 대부분이 갈대밭으로 변해 옛 자취를 찾을 수는 없다.

종달리 마을 전경

최근 풍경이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제주의 여러 마을이 카페·펜션에 점령당하고 있는 것과 달리 종달리는 아름다운 풍광과 다양한 자연자원이 있음에도 1300여 명의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만큼 마을이 ‘제주다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주민 주도의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김성익 이장은 “지난해 과거 염전의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소금바치 체험장 조성사업을 추진했으나 예산 지원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제대로 추진 못 해 아쉬움을 느낀다”며 “다른 마을과 달리 마을자산이 없는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2015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주민들 주도로 마을문화계획을 수립하고 ‘종달리 지미봉 마을문화학교’를 개설하기도 했던 종달리는 올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9월 고용노동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삼춘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주민들이 마을 자원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마을공동체를 지키면서도 실질적인 소득을 확대하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주 마을여행 활동가인 ‘삼춘피디(PD)’를 통해 마을관광 자원 조사와 지역 진단, 주민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 실질적인 마을관광 활성화 사업을 발굴해 주민 사업화를 지원하게 된다.

종달리를 지원하고 있는 이선희 제주 마을여행 활동가는 “종달리는 제주에서 가장 ‘제주다움’을 갖고 있는 마을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주민들과의 의견 교환 등을 통해 개발의 바람 속에서도 제주의 감성이 살아있는 마을을 주제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형 그대로의 좁다란 돌담으로 이루어진 마을 길과 이어진 종달리 포구와 하얀 백사장, 이를 묵묵히 지켜보는 오름들. 종달리의 주민들은 이 그림같은 마을을 ‘제주다움’을 간직한 제주의 대표 마을로 변화시키기 위해 도전에 나서고 있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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