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말 쌍두마차, 특성화고 성공모델 박차
발명·말 쌍두마차, 특성화고 성공모델 박차
  • 박미예 기자
  • 승인 2016.10.1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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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는 그동안 말산업 전공이 가장 큰 특색으로 꼽혀 오다 2012년 ‘발명·특허 특성화고’로, 2013년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됐다.

[제주일보=박미예 기자] 학교 교육의 중심추가 ‘성적’에서 ‘꿈’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한 발 앞서 ‘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꿈의 텃밭을 부지런히 일궈놓은 학교가 있다.

서귀포시 상효동에 위치한 특성화고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교장 강원효)의 이야기다.

그동안 서귀포산과고는 서귀포시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이뤄지는 ‘말산업전공’이 가장 큰 특색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2012년 특허청으로부터 ‘발명·특허 특성화고’로,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서귀포산과고는 ‘발명’과 ‘말(馬)’을 쌍두마차로 특성화고 성공모델을 향한 질주에 나서고 있다.

서귀포산과고는 1936년 제주공립농업실수학교로 개교한 뒤 1969년 서귀농업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1999년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한 뒤 ‘큰 뜻을 품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간다’는 의미의 입지창조(立志創造)라는 교훈(校訓) 아래 미래 산업 핵심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흥미를 꿈으로 성장시키는 발명동아리

서귀포산과고 2학년 문두용군(17)은 어릴 적부터 빵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스스로 제빵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하던 중 ‘천연발효를 이용해 건강한 식품을 만들겠다’는 멋진 목표가 생겼다. 그러나 학생인 문군이 그를 실현할 공간을 얻는다는 것은 꿈같은 얘기였다.

그런 문군에게 서귀포산과고가 운영하는 발명동아리반은 천운으로 다가왔다. 학교는 문군의 관심사와 그 가능성을 반영해 지난해 ‘발효식품’ 발명동아리를 개설했다.

“1학년 2학기부터 발명동아리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동안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커피 발효, 천연 식초 제작, 액종 제빵 등을 현실화하고, 그 결과물을 주변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죠.”

같은 학년 현성빈군(17)의 경우 자신이 구상한 발명품을 20분 만에 3D 설계도면으로 뚝딱 구현할 정도의 실력자다. 현군의 전공은 원예지만 발명동아리 활동을 통해 특허에 흥미가 생겨 ‘변리사’라는 진정한 꿈을 찾았다.

올해로 ‘발명·특허 특성화고’ 지정 4년차를 맞은 서귀포산과고는 이처럼 발효식품, 앱(어플리케이션) 개발, 드론, 발명품제작 등 7개 발명기능동아리와 12개 발명취업동아리(산학연계)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꿈을 향한 징검다리가 되고 있다.

아울러 서귀포산과고는 발명·특허 특성화고로 지정된 만큼 전 교육과정에 발명 관련 교육을 편성하고, 장학금 및 해외연수 지원, 창업기업 진로특강, 서울권 대학생 멘토링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광수 발명·취업과학부장 교사는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학생들이 서귀포산과고에 들어온다면 발명특기자 전형을 통해 서울권 대학에 보다 쉽게 진학할 수 있으며, 수도권 학생들에게도 절대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출 수 있다고 자부한다”며 “서귀포산과고 발명동아리는 올해만 해도 현재까지 도내·외 12개 대회에서 우수상, 금상 등 각종 상을 받았으며, 실제로 매년 10~30개의 특허·실용신안 및 디자인 출원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 인력 양성 교육과정 ‘다채’

서귀포산과고는 자영생명산업과와 전자컴퓨터과, 자동차과, 인테리어디자인과 등 4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자영생명산업과는 말산업전공, 원예전공, 조경전공 총 3개의 전공코스로 이뤄져 있으며, 3년 동안 전 학생 수업료가 면제되고, 기숙사 무료 입사, 우수 학생 해외 연수 등의 혜택이 있다.

특히 올해 선발인원의 두 배가 넘는 학생이 지원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말산업전공의 경우 다양한 노하우와 지원이 결집돼 말산업 특구 제주의 인재육성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말산업전문인력양성 기관 지정 이후 농림축산부로부터 매해 3억원 가량을 지원받고 있으며, 국제규격의 실내 승마장, 말 43두, 마사, 원형마장 등을 갖추고 도제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말산업의 이해, 마학, 말 사육, 마술학 등의 교육과정을 이론 33%, 실습 67%의 형태로 운영하며, 글로벌 시대에 학생들의 가능성을 키우기 위한 말산업 영어회화 교육도 진행한다.

전자컴퓨터과는 모바일통신실무, 전자기기, 전자전산응용, 컴퓨터그래픽 등의 교육활동으로 이뤄져 있다. 글로벌 숙련기술원 입소 교육, 취업률 증진 프로그램과 더불어 우수 기술기능 인력이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산업현장교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미래 산업 수요에 발맞추고 있다.

인테리어디자인과는 건축과 디자인이 어우러진 학과로, 건축물의 실내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데 필요한 기초 이론 지식과 건축계획, 조형 제품디자인, 디지털 기반 설계원리 이해 등 첨단 디자인 교육을 실시한다.

강원효 교장은 “산업체의 다양화에 따라 학생 개개인에 맞춘 개별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오는 31일에는 학생들의 성과를 교육계 관계자 및 학부모, 지역주민 등과 공유하기 위한 행사인 영천제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미예 기자  my@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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