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다시 제동이 걸린 것과 관련해 행정안전부가 제주도민의 열망을 확인하면 제주특별법 개정 검토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철남)는 22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4차 회의를 열고 조례안 등 안건심사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는 제주형 기초단체 도입을 위해 주민투표 시행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계속 심사 결정을 내렸다.

이번 개정안은 제주도에 시·군을 설치하려는 경우 도지사가 도의회의 동의를 받아 행안부 장관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 5월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통과된 후 7월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법사위 법안2소위에 회부돼 수개월째 계류 중이다.

이와 관련 이날 한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을)은 “법사위 2소위 회의에서 어떤 얘기들이 나왔나”라며 “연내 다음 회기가 열려 통과될 수 있나”라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법사위 2소위가 다음 회기까지 제주도와 행안부가 개정안 문구에 대한 이견을 좁혀서 오라고 주문해 실무적인 협의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다만 다음 회기 시기를 전망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연내 다음 회기가 열린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 국장의 답변에 한 의원은 “제주특별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행정체제 개편이 물 건너가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며 “물론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돼 법적인 정당성을 확보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제주도가 행안부 장관을 설득해 현행 주민투표법대로 행안부 장관이 도지사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요청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이정엽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대륜동)도 “법사위 2소위 회의에서 여야 간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에게 물어보니 제주도민의 역량을 어떻게 결집하는지와 도민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그런 부분에 제주특별법 개정이 달려 있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국장은 “법사위 2소위 회의에서 행안부 차관이 ‘제주도의 연구 용역 공론화 상황을 잘 알고 있고, 도민의 열망 등이 용역 결과에 나오면 행안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해야 하지 않나’라고 발언했다. 이런 점들이 행정체제 개편의 동력이 되게끔 준비하겠다”며 “개정이 안 될 경우에도 주민투표 방안 등에 대해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