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나” 한림항 화재 어선 인양...하염없이 바라보기만
“어쩌나” 한림항 화재 어선 인양...하염없이 바라보기만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2.07.11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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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서 제주시, 해경, 인양업체 관계자들이 지난 7일 화재가 발생해 불에 탄 어선 3척 중 1척인 한림선적 근해채낚기 어선(49t)을 인양하고 있다. 정용기 기자.

“다 타버렸네, 어쩌나….”

11일 낮 12시쯤 제주시 한림항에서 200∼300t급 크레인 2대가 화재 어선을 들어 올리자 까맣게 타버린 선체 왼쪽 부분이 훤히 드러났다.

인양에 돌입한지 약 4시간 만이다. 갑판 위는 대부분 소실돼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화재 여파로 선체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날 인양된 어선은 지난 7일 처음 불이 난 근해채낚기 어선 A호(29t) 옆에 있던 근해채낚기 어선 B호(49t)다.

A호에 실종 선원 2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제주시는 공간확보 차 화재 어선 3척 중 가장 큰 B호부터 인양했다.

인양은 이날 오전 8시쯤 시작됐으나 선체에 바닷물 100t이 들어차 배수 작업이 이뤄져 작업시간이 더 걸리기도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A호 실종자 가족과 지역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까맣게 타버린 어선을 하염없이 바라만 봤다.

이들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몇몇은 한동안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한 주민은 “완전 타서 녹아버렸네. 어쩌나”라고 말했다.

실종 선원 2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A호에 대한 인양은 12일 진행된다.

A호는 선체 대부분이 수면 아래로 잠긴 상태다.

송기윤 제주해양경찰서 한림파출소장은 “실종자 중 한국인 선원은 기관실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외국인 선원 위치는 파악이 어렵다. 인양작업 때문에 수중수색은 어렵다. 현재까지 실종 선원에 대한 특이점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오전 10시17분쯤 제주시 한림항에 정박 중이던 A호에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직후 A호 양 옆에 있던 B호와 근해자망 어선 C호(20t)에 불이 옮겨 붙으며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화재 신고 접수 약 7시간 만인 당일 오후 5시14분쯤에야 꺼졌다. 이 사고로 A호 선원 2명이 실종 상태다. 3명은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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