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석 포화에 어선 대형화 ‘집단 화재’ 무방비
선석 포화에 어선 대형화 ‘집단 화재’ 무방비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2.07.10 2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 서귀포시 성산항에 다닥다닥 정박돼 있는 어선들. 뉴제주일보 자료사진.
2020년 서귀포시 성산항에 다닥다닥 정박돼 있는 어선들. 뉴제주일보 자료사진.

항구 선석이 포화되고 어선 크기가 커지면서 배들이 ‘집단 화재’ 위험에 무방비 노출되고 있다.

1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최근 어선 집단화재로 피해가 발생한 제주시 한림항, 서귀포시 성산항의 선석이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제주항, 도두항 등의 항구도 어선들로 꽉 차 다닥다닥 밀집한 상태로 정박돼 있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5년 단위로 항만기본계획을 수립해 선석 및 물양장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공사 기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항구를 1m 늘리는데 10억원 넘게 소요되는 등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당장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어업기술 발달로 크기가 커진 배도 대규모 피해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1992년 도내 어선 1척당 평균 톤수는 7t이었으나 2020년에는 17t으로 커졌다.

실제 연승어선만해도 현재 가장 작은 크기의 배가 30t에 가깝다. 대형 연승어선은 70t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선석 포화와 어선 대형화 추세 때문에 1척의 배에서 시작된 불이 다른 어선으로 옮겨 붙은 것은 순식간인 셈이다.

여기에 도내 어선 대부분이 불에 잘타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소재고 선체에는 기름, 가스 등 가연성 물질이 적재돼 있어 화재 예방과 초기 진압 밖에는 대안이 없는 상태다.

이에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도내 모든 항·포구 106곳에 설치된 소방시설 등에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주요 항·포구인 제주항, 한림항, 성산항, 모슬포항, 서귀포항, 추자항에서 우선적으로 점검이 이뤄진다.

박근오 도소방안전본부장은 “최근 선박 화재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소방시설 및 장비에 대한 신속한 점검을 실시하고 미비점을 즉각 보완하는 등 관리에 철저를 기하겠다. 선박화재 대응능력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