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행복한 일자리 선사…만족도·자부심 쑥쑥
안전하고 행복한 일자리 선사…만족도·자부심 쑥쑥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1.04.19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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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장애인 ‘자립’ 현 주소는?] 2. 제주신화월드 행복공작소㈜

장애인 자립의 핵심은 경제 활동이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노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며 스스로 삶을 일궈나가는 환경이 장애인들에게 절실하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순간 ‘스스로 장애인이라는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강조하는 사업장이 있다. ‘장애’ 자체를 배제해 비장애인과 똑같이 대우하면서도 철저히 건강과 일자리를 보호하고 있는 제주신화월드 행복공작소㈜(이하 행복공작소)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찾아가봤다.

▲스스로 행복 만드는 공간

2018년 11월 20일 설립한 행복공작소는 제주 최초이자 유일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모(母)회사가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직접 설립한 회사로, 행복공작소가 제주 1호다.

모회사인 람정제주개발과 람정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내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아 자회사인 행복공작소를 설립했다.

그리고 행복공작소는 그 의미에 걸맞게 장애인 32명에게 ‘자립’이라는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

▲마음껏 능력 발휘하며 재활

행복공작소 소속 장애인 32명은 자신의 능력을 모회사에서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의 실·내외 조경과 환경미화를 도맡아 고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선사하고 있으며,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객과의 접점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친절하게 제공하면서 제주관광의 이미지 제고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이 직접 개간한 ‘행복농장’은 향후 농업분야에서의 장애인 일자리를 확대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고 있다.

행복공작소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박흥배 상무는 “행복농장에서 땅을 일구고 농작물을 키우는 일 자체가 스스로를 치유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이들이 진심으로 일에 대해 만족하고, 자연 속에서 땀 흘리며 재활하는 게 행복공작소의 역할”라고 강조했다.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일자리

행복공작소의 목표는 장애인들에게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중증 장애인 1명과 경증 장애인 1명이 2인 1조로 일을 하는 것도 제주신화월드와 행복공작소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언제 어디서든 비상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사고에 대한 대비는 장애와 상관없다”며 “중증 장애인의 경우 유사시 긴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경증 장애인과 한 조로 일을 한다. 서로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신화월드에는 별도의 소방대와 구조대가 운영되고 있다.

근로 장애인들이 혹시라도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경우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조치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의 철저한 안전 관리와 긴급 상황 대응 체계를 통해 행복공작소는 이미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일자리를 장애인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높은 만족도와 자부심

제주신화월드와 행복공작소의 노력은 근로 장애인들의 만족도로 이어지고 있다.

비장애인 직원과 똑같은 신분증을 목에 걸고, 직원 할인카드를 이용하며, 명절 때마다 기프트 카드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는 정기적으로 제주신화월드 뷔페에서 동료들과 회식했다.

제주신화월드와 행복공작소가 비장애인과의 구분과 차별이 없도록 아주 작은 부분에서부터 세심하게 챙기면서 높은 근무 만족도는 물론 퇴사율도 타사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

박 상무는 “모기업에서 장애인 채용에 대해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비장애인과의 차별을 전혀 느끼지 못하도록, 또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각별히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신화월드는 코로나19 여파로 불가피하게 전사적인 순환식 휴업을 실시했지만 행복공작소는 문을 닫지 않았다. 혹시 모를 고용 불안조차 느끼지 못하도록 배려한 덕택이다.

제주 1호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답게 행복공장소는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행복농장에 이어 ‘행복도서관’을 개관해 독서를 통한 재활을 지원하고, 근로 장애인들이 직접 사회 공헌에 나설 수 있는 환경 캠페인도 준비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와 행복공작소의 노력은 20일 제4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더욱 빛을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고용 확대와 근로 지원 등의 공로로 박 상무를 ‘장애인 고용촉진 유공자’로 선정, 장관상을 수여했다.

제주신화월드 관계자는 “행복공작소가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선정된 지 불과 2년 만에 정부로부터 표창을 수상하게 됐다”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주지사 및 제주도의 긴밀한 업무 공조와 지원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행복공작소가 대한민국에서 장애인들이 가장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사업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 박흥배 제주신화월드 행복공작소㈜ 상무

“장애인 고용 확대 가장 큰 목표…소신 갖고 전력”

“일을 하면서 직원들에게 배우는 게 더 많습니다. 업무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책임감도 굉장합니다. 그래서 행복공작소를 운영하며 갖게 된 가장 큰 목표는 장애인 고용 확대입니다.”

제41회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두고 만난 박흥배 제주신화월드 행복공작소㈜ 상무는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 수상을 축하하는 인사에 “모두 직원들 덕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박 상무는 “행복공작소가 장애인들로부터 인기 있는 직장으로 호응을 얻기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모회사는 물론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주지사의 지원 덕분에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내는 공간’이라는 설립 취지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장애에 대한 편견과 구분이 아예 배제된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 상무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더 이상 장애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한다. 기업의 시스템과 업무 규정을 그대로 따르게 하고 상과 벌도 명확하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똑같은 환경 속에서 똑같이 대우받으면서 일하는 과정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의 노력은 소속 장애인들의 변화로 이어졌다.

박 상무는 “처음 입사할 때 부모 손에 이끌려오는 경우가 많지만 몇 개월만 지나면 달라진다. 실제 한 장애인 근로자의 아버지는 ‘20년 넘게 마음 고생하면서 키우다 마지막으로 이곳을 선택해 왔는데 아이가 너무나 밝아졌다’고 고마워했다”며 “이런 순간이 행복공작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라고 얘기했다.

끝으로 박 상무는 “나 역시 20여년 전 사고로 경증 장애를 갖고 있다. 행복공작소 운영을 맡게 되면서 소신껏 일을 해보자고 결심했다”며 “행복공작소와 모회사, 그리고 제 가장 큰 목표인 장애인 일자리 확대, 그리고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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