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라산에 봄 오지 않았다…재심 계속 추진”
“아직 한라산에 봄 오지 않았다…재심 계속 추진”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1.03.1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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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광우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 회장

“아직 한라산에 봄이 오지 않았다. 여전히 죄 아닌 죄로 희생된 한을 풀지 못한 수형인들이 똑같이 무죄를 선고받아야 피 맺힌 제주에 봄이 온다.”

제주4·3 수형인 335명이 70여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16일 본지와 만난 김광우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 회장(75)은 마음껏 기쁨을 드러내지 못했다.

김 회장은 “오늘 무죄 판결을 받은 수형인들은 전체 행방불명 수형인들의 10분의 1도 안 된다. 4·3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처럼 마음껏 좋아하지도, 만세를 외치지도 못하는 이유”라며 “희생자 한 명 한 명 모두 찾아내 이들의 한과 유족들의 아픔을 모두 해소할 때까지 재심을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재심 도중 돌아가신 유가족들에 대한 미안함도 김 회장의 마음 한편을 무겁게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번 재심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총 일곱 분이 돌아가셨다. 눈을 감으면서도 ‘만세 한 번 외쳐야 행복할 것 같다’는 말을 남긴 분도 있고, 무죄 판결을 받지 못하고 죽는 걸 한스러워 한 분도 계셨다”며 “아직 무죄 판결을 받지 못한 유족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를 향해서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 회장은 “재판부는 선고 공판을 열기 전에 유족들의 연세가 많다 보니 최대한 빠르게 한을 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무죄 판결을 내려준 재판부에게 감사하다”며 “지난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고, 올바르게 진상을 규명해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해야 제주가 평화의 섬이 될 수 있다. 유족들은 이 길을 도민들과 손잡고 계속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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