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개발공사 파업 해법 찾기 난항 우려
제주개발공사 파업 해법 찾기 난항 우려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9.12.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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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파업 돌입한 가운데 오경수 사장 사퇴
노사 주말과 휴일 공식 협상 전혀 못 가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노동조합(위원장 허준석ㆍ이하 노조)이 지난 27일 창립 24년 만에 사상 첫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노사협상이 진척을 보지 못 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 노사는 지난 27일 새벽까지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성과장려금 지급과 공장 24시간 가동에 따른 야간근로수당 확대 등 근로자 처우개선 및 노동이사제 도입 등의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이날 오전 9시에 사전 예고한대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오경수 제주개발공사 사장이 원희룡 지사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원 지사가 지난 28일 전격 사표를 수리하면서 사태 수습을 위한 해법 찾기가 어려워졌다.
오 사장이 전격 퇴진하면서 노사가 지난 주말과 휴일 공식적인 협상을 위한 접촉을 갖지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는 30일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키로 해 파업이 조속히 마무리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노사 간 이견 차가 명확하게 드러났고 이에 대한 대안이 없어 향후 협상 과정은 난관을 겪을 전망이다.

노조 측은 이와 관련 “(지난 23일)조정위원회 결렬 이후 사측은 전혀 접촉을 하지 않다가 총파업을 한다고 하니까 지난 26일 만나자고해서 만남을 가졌다”라며 “사측에서 세 차례에 걸쳐 수정을 요구해 이를 수용키로 하고 합의했으나 지난 27일 새벽 2시에 경영진이 수용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 최종 결렬됐다”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사측이 계속 입장을 바꾸는 이유에 대해 “경영진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고 있거나 처음부터 경영진이 전혀 (협상)의지 없었는데 부당노동행위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교섭을 진행하지 않았나라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노조가)행정안전부 예산편성 지침 등 지방공기업법 관련 법규에서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난 요구를 하고 있어 이를 수용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이를 수용할 경우 관련 법규 내에서 공사가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 사장의 퇴진으로 정관에 따라 박근수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게 됨에 따라 노조와 제주도의 직접적인 협상이 이뤄질 수 있는 단초가 제공됨에 따라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될 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제주지역 가공용 감귤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개발공사는 노지 감귤이 본격 출하되면서 지난달부터 감귤가공 1ㆍ2 공장을 24시간 가동해 하루 690t에 이르는 물량을 처리했다.

제주도개발공사 감귤가공공장 운영이 멈추면서 도내에서 처리되는 가공용 감귤 처리 물량의 절반 정도가 감소하게 되면서 도내 가공용 감귤 처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반면 제주 삼다수 공급은 당장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제주도개발공사 측은 삼다수 비축 물량이 많아 앞으로 두 달간은 공급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삼다수 생산 라인은 겨울철 정비 기간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으며 내년 1월 초부터 재가동될 예정이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이에 대비해 삼다수 11만2000t을 미리 비축해뒀다. 삼다수 유통판매사인 광동제약도 이 중 절반 이상을 확보해 당분간 육지부 물량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다수 비축물량을 수요에 맞게 도내 각 물류센터로 보내는 물류관리팀 직원 상당수도 노조에 포함돼 항만과 삼다수 공장 내 저장된 물량 유통은 일부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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