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모르는 도전 정신, 베트남 대표기업을 일구다
포기 모르는 도전 정신, 베트남 대표기업을 일구다
  • 김지우 기자
  • 승인 2019.10.22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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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고상구 K&K트레이딩 회장

제주 정신 이어받은 韓商 기업인
베트남서 실패 딛고 K-마트 설립
연매출 1억 달러 이상 ‘성공신화’

강인한 제주인 DNA가 원동력
제주 감귤 베트남 수출 등 조언
천혜 자연 환경 최고 가치 피력
지난 13일 세계제주인대회 참석차 제주를 찾은 고상구 회장이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주인의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지난 13일 세계제주인대회 참석차 제주를 찾은 고상구 회장이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주인의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혈혈단신으로 시작한 타국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수십 억원을 투자한 사업은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큰 성공을 이뤄냈다. ‘베트남의 인삼왕으로 성공한 후 현재 90여 개의 한국식품 매장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한상(韓商) 기업인. 그 밑바탕에는 제주인 특유의 불굴의 정신이 흐르고 있다. 베트남에서 우뚝 선 자랑스러운 제주인 2세 출신의 고상구 K&K트레이딩 회장(61)의 이야기다.

 

온 뒤 굳은 땅실패 속 희망을 보다

고상구 회장의 본적은 제주시 애월읍 동귀리다. 대구에서 나고 자랐지만 부친의 고향이며 친인척들이 모두 살고 있는 애월읍에서 방학을 보내곤 했다. 1979년에는 제주로 징집돼 해병대 379기로 군 복무를 마쳤다.

고 회장은 일본에서 선박 부품 제조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부친의 뒤를 이어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한국에서 액세서리 제조 사업을 하다가 국내시장의 경쟁력이 약화되자 2002년 베트남으로 건너갔다.

고 회장은 베트남에 도착해서 보니 사람들이 굉장히 역동적이었고, 그 모습에 반했다. 마치 1990년대 초반 중국을 보는 듯 했다그 때 베트남도 곧 중국처럼 성장할 수 있겠구나란 걸 느끼고 베트남에서 승부를 보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야심찬 포부와 달리 사업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수십 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현지 백화점 한 층을 통째로 빌려 의류, 가전, 이불, 인삼 등 각종 한국 제품을 판매했으나 개업 6개월 만에 실패를 맛봐야 했다. 좌절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는 포기 대신 재도전이라는 희망을 찾았다.

고 회장은 다른 제품과 달리 인삼은 유독 잘 팔렸다. 그래서 백화점 사업을 정리한 뒤 주저 없이 인삼 사업을 시작했다이후 하노이와 호치민을 중심으로 인삼 판매 매장 50여 개를 운영하는 등 4~5년 가량 베트남 시장을 독식하면서 베트남의 인삼왕으로까지 불렸다. 인삼 사업으로 2년 만에 백화점 사업으로 본 손실을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인삼주가 대박이 났다. 베트남에 부동산 붐이 일면서 인허가 수요가 급증했는데 그 과정에서 인삼주가 선물로 인기를 끌었다값이 비쌌는데도 불티나게 팔렸을 정도다. 당시에는 한국 인삼주가 베트남에서 최고의 선물이었다며 웃어보였다.

 

도전 정신, 성공신화 일궈내다

인삼사업으로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그는 2006년 한국식품으로 눈을 돌려 K마켓을 설립했다. 자신의 성공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인삼사업이 레드오션으로 변하자 빠르게 방향을 바꾼 것이다.

현재 베트남 현지에서 K-마켓 점포 88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매출은 1억 달러를 돌파했다. K-마켓은 2017년 한상기업 최초로 베트남 100대 브랜드에 선정됐고 올해는 베트남 50대 성장 가능 우수 브랜드와 베트남 100대 고객 신뢰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고 회장은 인삼 사업이 성공하자 경쟁 업체들도 많이 늘어나면서 곧 사양산업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인삼사업이 잘되고 있을 때 K마켓을 하지 않았으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재외동포사회의 권익 신장을 위해서도 앞장 서 왔다. 2014년 제10대 재베트남 하노이 한인회장, 2016년 제2대 베트남 한인회 총연합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인사회에 봉사했다.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다.

지금 나를 만든 건 제주인의 기질과 피

고 회장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원동력이 강인한 제주인의 기질과 정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는 제주인의 기질과 피를 물려받았다. 제주는 과거 척박한 땅이었고 물도 귀했는데 이런 곳에서 살아 온 도민들의 기질은 어떻겠느냐고 되물은 뒤 끈기와 인내가 상당하다. 제주도민은 도전정신이 강하고 어려운 역경에서도 물러설 줄 모른다. 이 같은 불굴의 의지가 제주인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2014년 당시 운영 중인 물류센터에 불이 나면서 40억원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그를 일으켜 세운 게 바로 제주인의 DNA라 할 수 있다.

화재 이후 직원들에게 성공은 스토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 스토리가 만들어졌다. 우리의 성공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재기에 나선 일화 속에서 불굴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고 회장은 나락에 떨어질 수 있었지만 결국 다시 일어섰다. 제주인의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으로 제주도민이 해외에 나가면 모두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만큼 제주인은 도전 정신이 뛰어나고 억척스럽다고 밝혔다.

 

제주가치 보전 위한 고민 강조

인터뷰 내내 제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고 회장은 진심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제주 농산품의 해외 시장 확대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고 회장은 제주감귤이 현재 베트남에서는 수입이 안 된다. 한국 딸기가 적극적인 노력으로 닫혀있던 베트남 수출길을 열었듯이 제주도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베트남은 작은 시장이 아니다. 제주감귤은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고 회장은 제주도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비싼 물가를 잡고 바가지요금이 없어져야 한다세계적인 관광지를 가보면 모든 시민이 가이드 역할을 한다. 제주도도 그렇게 됐을 때 축복받은 땅이 더 아름답게 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고 회장은 제주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을 주문했다. 그는 제주도가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가꿔야 한다. 물질적인 풍요도 중요하지만 제주도의 가장 큰 가치인 자연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고민을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상구 회장은…

제주시 애월읍 동귀리가 본적인 제주인 2세로,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나 성광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한국청년회의소 감사, 아태 한국식품 수입상연합회장, 재베트남 하노이 한인회장, 베트남 한인회 총연합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K&K트레이딩 회장과 제18차 여수 세계한상대회 대회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농수산물 수출 증대와 재외동포사회 권익 신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과 농축식품부장관상,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다.

김지우 기자  jibrega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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