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제의 기초 체력은 선택과 집중으로부터
제주 경제의 기초 체력은 선택과 집중으로부터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6.02.15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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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한 중소기업진흥공단 제주지역본부장

최근 우리 경제는 유가 폭락,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함께 내수기반까지 흔들리면서 지난해 2.6%의 경제성장률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제주도는 관광객 1300만명 돌파에 힘입어 5%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등 유일하게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고용률은 68.2%로 17개 시‧도 중에 가장 높고, 전국평균과 비교해도 7.1%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외부인의 눈에는 고용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은 듯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수치가 나타내지 못하는 통계자료의 내부를 살펴보면 마냥 좋아 할 수만은 없다.

우선 일자리를 한번 살펴보자. 통계에 따르면 높은 고용률에도 불구하고 주당 36시간 미만 근무자의 비율이 21.2%로 전국대비 6.9% 이상 높으며, 비임금 근로자 비중이 36.5%로 전국대비 10% 이상 높은 수치를 보인다. 농림어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등에 종사하는 비율이 다른 시‧도보다 높고, 미취업 인구가 희망하는 임금 및 업종과는 거리가 먼 일자리만 늘어나고 있다.

높은 고용률과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고용의 질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구조면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제조업, 광공업, 첨단산업 등의 기반이 매우 취약하며, 기술력과 시장경쟁력을 두루 갖춘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을 찾아보기도 힘든 실정이다. 몇몇 대기업이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하기는 했지만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다. 제주도 자체가 청정 이미지로 엄청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향토기업이 이를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만들거나 눈에 띄는 수출실적을 달성한 사례도 많지 않다.

지금 제주도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육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산업기반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현재 제주도 경제성적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각종 서비스업과 요식업 등은 다른 산업에 비해 경기에 따른 부침이 심하고, 외부 변수에 취약한 편이다.

또한, 유행에 민감해 밀물처럼 몰려오다가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경우가 흔하다. 한때 외국인 관광객의 대명사이던 일본이 그랬고, 지금 관광산업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도 언제 일본의 선례를 따를 지 알 수 없다.

흔들림 없는 지역 경제의 기반을 마련하고 고용의 질을 높여 ‘행복의 섬’ 제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산업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선두적인 기업의 육성을 통해 전후방 연관기업의 유치 또는 성장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지자체 뿐 아니라 각종 지원제도를 성장가능성이 크고 전후방 성장영향성이 큰 업종 및 기업에 대해 집중 지원해야 할 것이다.

특히 산업 환경과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지원은 시장을 왜곡하고 지역의 산업기반 발전을 리드 할 스타기업의 탄생을 오히려 방해하는 역효과만 만들어 낼 뿐이다.

제주도에서는 2018년까지 지역의 성장기반을 공고히 하고 산업 발전을 리드할 제주향토강소기업을 20개까지 육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특정 산업에 의존하지 않고 흔들림 없는 산업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제주도의 이러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지역 중소기업육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이를 위한 지원 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수출 또는 수출잠재력이 높은 기업에 대한 우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조시설을 도입하는 기업이나 신규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금리 우대를 통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제주가 지자체와 기업인들의 인식 개선과 합심을 통해 어떠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경제의 뿌리를 가진 진정한 보물섬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강민성 기자  kangm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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