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민낯
지방선거 민낯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8.06.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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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고권봉 기자] 6‧13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를 취재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에도 정치인과 유권자의 ‘민낯’은 어김없이 드러났다.

민낯은 자신이 여유롭지 않을 때 비로소 새어 나온다.

특히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를 취재하면서 몸소 체험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와 무소속 원희룡 후보간 선거 기간 내내 상대 후보 흠집 내기는 네거티브 선거의 전형을 보여줬다.

공약을 통한 정책 대결을 기대했지만 수준 이하의 흠집 내기는 보는 내내 낯 뜨거웠다.

투표장에서 만난 70대 유권자에게 이번 도지사 선거를 평가해 달라고 하자 그는 “이렇게 서로 헐뜯는 일은 처음 봤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앞세운 이나 자신을 앞세운 이나 똑같다”라고 혀를 찼다.

도의원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바람이 거세게 일었다. 여당 후보자들은 공약보다는 여당 프리미엄을 더 내세웠고, 야당은 공약도 공약이지만 여당후보가 갖지 못한 친인척, 학연, 지연을 더 파고들었다.

한 선거구에서는 초‧중‧고 동창생들이 후보별 거주지역 청년회로 나뉘어 ‘동네사람’에게 투표를 해야 한다는 행동에 돌입하는 등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공약보다는 ‘동네 이탈표’ 막기에 더 공을 들이는 모습도 보였다.

유권자도 마찬가지다. ‘동네사람’에게 표를 던진 동네별 ‘몰표’ 결과가 무수히 나왔다.

이런 가운데 여당의 표선면 여성 후보 공천에 대해 ‘지역 주민을 우롱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여당이 막판까지 여성 전략 공천지역을 확정하지 못해 애를 먹었고 부랴부랴 후보 등록 마감 기간을 앞두고 주소지가 안덕면인 국회의원 비서였던 이를 공천했기 때문이다.

주민과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진정한 지역 일꾼이 아닌 규칙에 어긋나지 않으려는 꽂아 넣기 여성 전략 공천으로 전락했다.

지방선거의 민낯. 우리의 민낯이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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