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因)과 연(緣)
인(因)과 연(緣)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6.1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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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용 수필가

[제주일보] 하루아침에 안녕이라니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올해 3월 초에만 하더라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 서로 덕담을 나누던 분이 갑자기 이승과 이별을 하셨다니 어안이 벙벙할 뿐,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선생님! 이렇게 일찍 떠나실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사셔도 한참을 더 사셔야 할 분이신데 먼저 세상을 요절하셨으니 새삼 일장춘몽의 덧없음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제주도 성산읍 신산리에서 태어나 언제나 숙명인양 고향 제주에서 교사로 또한 교원으로 후학들을 가르치고, 퇴임 이후엔 수필가로서, 시인으로서 제주문학의 발전만을 위하여 평생 글을 쓰시며 삶을 영위하셨던 분이 아니십니까.

참으로 애통하고 가슴이 여미어져 옵니다. 고지식하면서도 겸양의 덕을 갖추신 분이었기에 곧게 우뚝 선 제주의 고목과도 같은 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우리 속담에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 된다고 했습니다.

선생님과 저희는 문학을 통해 함께 활동하면서 인연이 되었습니다.

문학이 서로의 인(因)과 연(緣)을 낳게 하는 직접적 영향이 되었습니다. 선생님과 문학을 통해서 글벗이 되었다는 것은 저에겐 참으로 영광이었습니다.

일 년에 몇 차례 얼굴을 맞댈 때마다 한 마디 한 마디 말씀 하시면서도 시비(是非)없이 조용하게 다가오시던 선생님의 인상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그러한 선생님의 성품은 영원히 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일들을 문학으로 승화시켰던 선생님은 1995년 ‘문예사조’란 문학지에서 수필로 한국문단에 등단함과 동시에 1996년에 ‘문학’에서 시로 한국문단에 등단하셨습니다.

시집 ‘끼리끼리 공화국’으로 한국신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않으셨고 다수의 저서를 남기셨습니다.

선생님의 작품들을 보면 현세의 삶을 오묘하게 표현한 것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처럼 활발하게 문학 활동을 하시다가 2018년 5월 16일 새벽 4시 12분 정각에 미망인 강경순 여사님과 3남 2녀의 자식을 슬하에 두고 향연 78세의 나이로 가족과 지인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약간의 지병은 있었지만 갑작스레 찾아 온 저혈당이 문제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사모님으로부터 들어서 알게 되었습니다만 가족들의 마음은 얼마나 참담하고 억장이 무너졌겠습니까. 가족들이 당황스러워 했을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가족들에게 글로나마 위로의 말씀을 올립을 용서해 주십시오.

김광수 선생님!

선생님은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해 질것이라 믿습니다.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꿈들은 이승사람들에게 맡기시고 저승에서 부디 연명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무명업장 소멸하고 부디 극락정토에 드시어 평온하소서.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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