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제주보훈대상 소감문
제44회 제주보훈대상 소감문
  • 제주일보
  • 승인 2018.06.1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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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연.제주특별자치도보훈청장

[제주일보]  6월은 현충일을 비롯하여 국가유공자의 공로를 기억하고 그분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하는 행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면서, 국가유공자에게도 보훈청 직원들에게도 바쁜 한 달이다.

국가유공자를 예우하는 데 6월이건 아니건 차이가 있을 수 없겠으나,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된 6월에는 아무래도 국가유공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각별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월부터는 제주보훈청장으로 제주의 보훈가족들을 만나면서 무수한 사연들을 듣고 보고 있다.

그분들이 겪어왔을 고난과 서러움을 ‘국가유공자’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 한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새삼 느끼고 있다.

제44회 제주보훈대상 수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으로 참석하면서, 또 한 번 그러한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다.

수상 후보자들의 공적조서를 읽는 동안 우리나라가 걸어온 험난한 역사의 길과 그 길에서 후보자와 같은 국가유공자들과 그 가족들이 치른 희생이 한 편의 장엄한 다큐멘터리와 같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 했다.

6·25가 발발하자 자원입대하여 목숨을 걸고 싸운 고지선, 고부강 같은 청년들.

이들과 같은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네 살의 나이에 무장공비의 손에 아버지를 잃은 강창근 소년.

아버지의 죽음을 이해하기도 어린 나이였을 테지만, 신문배달부터 각종 심부름까지 도맡아 하면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고, 사회인이 되어서는 탈북자와 장애인 등 다른 어려운 사람들에게까지 따뜻한 도움을 베풀고 있었다.

스스로를 돕고 또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돌보아 가며, 우리 사회와 국가를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키워 온 우리 아버지 세대들의 용기와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아닌가 한다.

베트남에서 다리를 다쳐 돌아온 남편을 부양하고, 15년간 시부모의 병수발을 하며 가정을 지켜 온 강계순님, 고엽제후유의증으로 7년여 동안 신장 투석을 받고 있는 남편의 병수발을 하고,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를 모신 장재춘님의 사연을 읽는 동안에는 한없이 고단했을 하루하루를 보내며 묵묵히 가정을 지켜온 우리 어머니들의 헌신에 머리가 숙여졌다.

위의 다섯 분이 치열한 논의 끝에 보훈대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그 외 후보자들의 희생과 헌신이 수상자들의 것에 크게 뒤처지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보훈대상 후보에 오른 모든 국가유공자와 가족들이, 우리 후손들이 기억하고 예우해야 할 분들임은 분명하다.

이 지면을 빌어 상을 받지 못한 분들께 심심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대통령께서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말씀하셨듯이, 보훈은 국가를 위한 헌신에 대한 존경이다. 국가보훈처가 기치로 내걸고 있는 ‘따뜻한 보훈’은 국가유공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현장 중심, 사람 중심의 보훈정책을 펼치는 것을 뜻한다.

보훈은 단순히 보상금과 같은 보상정책으로만 구현되는 것이 아니다.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이 때로는 외롭게 때로는 힘들게, 하지만 굳건하게 버티며 살아온 나날들을 이 사회가 무겁게 기억하고 존경하며,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이 자긍심을 갖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보훈정책의 궁극적 지향점이어야 할 것이다.

제주보훈청 역시 도민의 눈높이에 부응하고, 도내 국가유공자의 생활 안정과 명예 선양을 위한 사업을 힘껏 꾸준히 추진해 갈 것이다.

제주보훈대상 수상자들의 국가를 위한 헌신, 이웃을 위한 봉사와 희생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따뜻한 보훈정책이 결실을 맺어 그 온기가 아름다운 제주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도민들의 관심과 지원 역시 부탁드린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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