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 발굴과 문화재 원형을 복원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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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6.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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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문화유적의 발굴과 원형을 찾기위한 노력은 조상이 남긴 보물과 사적을 되살려 후손들에게 전해주려 함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보물 제1902호 ‘제주향교 대성전’과 사적 제396호 ‘제주 항파두리 항몽유적’ 내성지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두 곳 모두 중요한 문화유적이다.

이번에 제주향교 대성전에 대한 발굴조사는 지난해 대성전 돌담 정비공사 진행 중에 대성전 서쪽 곁채 건물(西廡, 서무)로 추정되는 원형 유구(遺構)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발굴조사 면적은 총 651㎡로, 조사 기간에 나온 유구와 남아있는 사진자료를 활용해 대성전 좌우에 있는 건축물인 동무(東廡)와 서무(西廡)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한다.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조사 발굴과 관련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겠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대성전 서쪽부지에서 건물 유구가 발견되면서 이 발굴 계획이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1980년대부터 대성전 양측의 곁채 건물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당시에는 이 동서 양측의 곁채 건물 교실에 다녔던 노인들이 건물구조에 대해 소상히 증언했고, 1920년대 동무와 서무가 남아있는 제주향교 대성전의 사진도 찾아내 제시했었다.

그래도 어떤 일인지 정부나 제주도가 관심이 없다가 지난해 이 두 건물의 밑바닥 유구가 발견됐다면서, 발굴조사 계획을 세웠다 하니 황당한 것이다.

제주도가 문화재청에 신청 중인 발굴허가가 떨어지는대로 발굴에 착수해 오는 9월 중순까지 유구를 발굴한다니 지켜볼 일이다. 저간의 사정이야 어떻든 제주향교의 원형을 제대로만 되살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또 항파두리 항몽유적 내성지에 대한 발굴조사는 총 면적 4만6221㎡ 규모로 2013년부터 시작돼 올해 6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4518㎡를 발굴하면 전체 발굴조사 대상의 32.7%가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제주도처럼 변변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지역의 역사를 복원하는 데는 유적지 발굴의 중요성은 비할 데가 없다.

기록이나 지상의 유물이 남아있지 않은 시대의 역사를 왜곡 없이 증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적지는 역사의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특히 제주시 구 도심권에는 땅속에서 수천 년 동안 잠자는 유적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가 발굴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선조들이 남긴 다양한 삶의 증거와 자취다. 문화유적의 발굴과 복원은 100년 앞을 내다보는 지혜와 인내가 필요한 만큼 정부와 제주도는 지역의 유적 발굴·복원의 최적화를 기해야 할 것이다. 또 시민들도 발굴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날림 복원을 막아야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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