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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후보 공약의 아쉬움
부남철 기자 | 승인 2018.05.30

[제주일보=부남철기자]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마라.”

성경에 등장하는 말이다. 노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들어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말은 블라디미르 레닌이 저서인 ‘국가와 혁명’에서 이 표현을 공산주의의 원칙으로 천명하면서 유명해졌다.

이 문장은 생산적 활동을 하는 개인들만이 그에 합당한 소비를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인류의 발전은 수 많은 사람들의 노동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만큼 노동은 개인의 발전과 사회의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본지 5월 28일자 ‘부영주 칼럼 “아침”’에서는 ‘청백전(청년 백수 전성시대)’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이구백(20대 90%가 백수)’이라는 단어를 통해 취업난에 시달리는 우리 시대 청년들의 고통을 표현했다.

제주지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청년 고용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ㆍ경제적 문제로 대두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 취업난을 ‘국가 재난 수준’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 문제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들리게 하고 있다.

제주지역의 경우도 청년 고용 문제는 큰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 29일 ‘지속성장을 위한 제주지역 고용여건 개선방향’이라는 주제를 갖고 지역경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고영우 박사(한국노동연구원)가 발표한 ‘제주지역 청년층 고용현황과 정책과제’자료를 보면 도내 청년층 고용현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고 박사가 분석한 도내 청년층(20∼34세) 고용 현황을 보면 상용근로자 비중(62.1%)이 전국 평균 수준(67.6%)보다 많아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일자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평균 임금도 월 175만5000원으로 전국 평균(202만9000원)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이와 함께 저임금근로자 비중 역시 24.4%로 전국 평균(20.5%)보다 높았다.

특히 고 박사의 분석에 눈길이 가는 부분은 제주지역 소재 대졸자들이 도내에서 일자리를 구할 경우보다 다른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할 경우 평균 임금에서 31만5000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지역 우수 인재들이 왜 다른 지역으로 나가려고 하는 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제주지역 청년층의 취업난 해소를 위해서는 청년층의 제주도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복합적인 접근방식의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우수 중소기업 육성 지원 및 유치 활성화 정책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청년층의 제주도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복지-주거 정책의 연계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6.13지방선거의 공식 선거 운동이 오늘 시작됐다. 5명의 도지사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5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 공약들은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공약을 확인해 본 결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명시적으로 5대 공약에 포함시킨 후보는 아쉽게도 원희룡 후보 단 한 명이었다. 김방훈 후보와 고은영 후보가 5대 공약 가운데 주거복지와 비정규직 해소 등을 제시하기는 했다.

물론 후보들의 다른 공약들이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공약들이 제주의 현안 해결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본다. 청년 취업난은 단지 청년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문제이고 사회의 문제이다. 이에 대한 관심이 아쉽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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