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어민, 살기 좋은 어촌 요원한가
줄어드는 어민, 살기 좋은 어촌 요원한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5.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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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4면 바다인 섬 제주는 말 그대로 천혜의 어업환경을 가진 지역이다. 과거 척박한 섬 제주는 해안을 중심으로 마을들이 형성됐고, 자연스럽게 바다는 제주도민들의 생계의 기반이 됐다. 그런 제주에 흐르는 세월은 이런 환경을 바꿔 놓았다. 어업 또한 ‘힘든 일’로 분류되면서 젊은이들로부터 외면 받기가 계속됐다. 그 결가 어촌 종사자로 상징되는 어민들 수 또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나아가 어촌은 심각한 고령화 지역으로 자리를 굳혔다.

한편으로 보면 어업에 종사하는 어민수 감소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아쉬움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한 사회가 건강하려면 업종에 상관없이 산업간 균형을 이루면서 발전해야 하는 게 순리다. 어느 특정 산업이 독주하는 사회는 언젠가는 감내하기 어려운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이는 과거 경험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대표적인 곳이 국내에선 탄광지역이 이에 해당된다. 관광산업이 독주하는 지금의 제주사회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달리 나오는 게 아니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5년(2013~2017년) 제주도 바다의 변화상’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제주지역 어업인구는 3966가구에 925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해 가구 수는 16.5%(-786가구), 인구는 19.5%(-2246명)가 각각 감소한 것이다. 제주 어업인구는 2013년 1만1497명, 2014년 1만1071명, 그리고 2015년에는 1만명 선이 붕괴된 이후 지속적으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어업인구의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다행인 점은 이 기간 양식어업 어가는 25.2%(36가구)가 증가한 점이다. 전국 양식어업 어가가 14.4%(-2343가구) 감소한 것과는 대조가 된다.

제주의 전체 산업 비중에서 어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치로 표현하기가 곤란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을 보인다. 그나마 전체 수산업에서 차지하는 매출 또한 넙치 양식이 중심인 양식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수산업 내부에서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나온다. 물론 제주 수산업의 지금 모습은 어제 오늘 굳어진 게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진행된 변화의 결과물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제주 수산업을 있는 그대로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적어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제주 수산업의 미래상을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대책을 찾아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진다. 이를 위해선 생산자 단체인 수협을 비롯해 지방정부인 제주도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기존의 틀에 박힌 관행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틈만 나면 외치는 살기 좋은 어촌이라는 슬로건이 공무원들 책상에서나 외치는 구호가 아니라 현장에서 실현되는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지혜를 짜내야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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