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DNA,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꿈
한류 DNA,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꿈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5.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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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수.시인/문화기획가

[제주일보] 우리의 가요(K-POP)를 필두로 한 우리 대중예술(K-KULTURE)이 우리 나라의 위엄을 전 세계에 떨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여러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고, 수많은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려고 애쓰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괜히 마음이 뿌듯해짐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예전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 대중문화의 무분별한 수입과 추종을 걱정하고 비판했던 것을 떠올려 보면, 언제 우리 문화가 이렇게 막강한 힘과 에너지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인지 놀랍기만 하다.

실러는 미적 경험이 개인의 다양한 정신적 능력들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뤄서 전인적 인간으로 성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인류적 차원으로 확대해 보면, 서로 분열되어 대립하고 갈등하는 세계가 조화를 이루고 서로 어우러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한다.

미적 경험은 예술을 통해서 획득되는 경험이다. 예술은 고도의 문화적·정신적 능력이다. 예술의 수준이 높다는 것은 그 토대가 되는 우리 삶의 경제적 수준 뿐만 아니라 타 문화 수용과 문화 창조 능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단일 민족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있지만, 우리나라 역사를 들여다보면 사실 우리나라만한 다문화 사회도 없는 것 같다. 삼국사기에만 봐도 신라 왕비가 다른 지역에서 건너왔다는 내용이 실려 있고, 고려시대에도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왕래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외모만 봐도 다양한 민족이 섞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종교적인 측면에서 봐도, 기독교, 천주교, 불교, 기타 무속 등 다양한 종교가 혼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서처럼 종교적·민족적 갈등이 없이 서로 어우러져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정신적·문화적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예술이고 예술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예술이 전 세계에 퍼져나간다는 것은 우리의 정신과 문화가 퍼져나간다는 것이고, 전 세계 다양한 문화와 같이 어우러지면서 세계의 평화와 행복을 구축해 나갈 수 있는 문화적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고 더 나아가 한 마음 한 뜻이 되는 공동체 의식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요즘 제주도가 바야흐로 국제도시의 면모를 지니게 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다양한 양상의 문화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기존 제주도민과 외지인들 간의 문화 갈등도 첨예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행정적 노력들이 행해지고 있지만, 보다 더 효율적인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활동의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의 어느 지역과도 차별화되는 문화와 역사를 지니고 있는 섬이다. 그런데 그동안 제주도의 발전양상은 자연조건에만 초점을 맞춰온 감이 없지 않다. 이제는 이런 하드웨어적 개발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제주도만의 정신문화에 초점을 맞춘 소프트웨어적 개발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 관심을 끌며 히트를 친 ‘신과 함께’라는 영화는 제주도 무속 신화를 모태로 한 것이다. 제주도에는 이렇게 문화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소재들이 무궁무진하다. 이렇게 제주도의 각 마을이 갖고 있는 문화·예술적 가치를 찾아내고 그것을 콘텐츠로 개발함으로써, 현재 제주도가 당면한 사회·문화적 갈등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 대중예술(K-KULTURE)이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전 세계인의 융합을 이끌어내고 우리의 자부심을 키워주는 콘텐츠가 되는 것처럼, 제주도의 문화 콘텐츠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제주도가 진정한 평화의 섬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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