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흥청망청’ 쓰면 망한다는 경고
물도 ‘흥청망청’ 쓰면 망한다는 경고
  • 제주일보
  • 승인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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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지하수 ‘생수 목욕탕’을 만들고, 농업용수로 ‘흥청망청’ 물을 뽑아쓰는 제주도민들이 결국 큰 시련에 부닥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나온 예고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으면 결국 망하지 않는가.

지하수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해마다 지하에 고이는 물보다 뽑아쓰는 물이 많으면 지하수 역시 고갈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제주지역의 수자원 총량은 연간 평균 약 37억t으로 이의 약 44%가 지하수가 되어 함양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 중에 38% 수준인 1일 176만t 범위 내에서만 지하수를 뽑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물’이 고갈돼 망하는 일이 없기 위해서다.

이를 바탕으로 제주도는 현재까지 도내에 4852공에 1일 157만t의 지하수 취수를 허가했다(2017년 현재) 이 가운데 76.8%(121만t·1384공)는 공공 지하수이고, 23.2%(36만t·3468공)는 사설 지하수다.

문제는 지역 취수 허가량이다. 제주도 전체적으로는 지하수로 유입되는 수자원 총량보다 취수 허가량이 작다. 지하수이용을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지하수 총량이 줄지 않는 범위 내에서 취수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문제는 지하수 ‘지속 이용가능량’의 2배 이상 취수 허가를 내준 곳이 지역별로 여러 곳이라는 데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정읍 관내 농업용 지하수 관정은 775공에 취수허가량은 총 22만7000t에 달한다. 이는 지속이용가능량 9만2000t을 247% 초과한다.

결국 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제주시 한경면 관내 농업용 지하수도 관정 총 271공에 허가된 취수량이 16만t이다. 이 역시 지속이용가능량인 6만5000t 대비 246%에 달한다.

당연히 갈수기나 농번기에 과잉 취수에 따른 지하수 수위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해안지역 지하수에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결국 농작물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물도 ‘흥청망청’ 쓰면 결국 망한다는 걸 보여주는 경고다.

제주도는 뒤늦게 서부지역 해수 침투에 대한 원인 분석과 적정관리 방안 마련에 나섰다고 한다. 총 13억원을 들여 2020년 3월까지 3년간 연구 용역도 추진한다.

지하수 고갈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슈가 아니다.

해안지대 지하수에 짠물이 나오는 문제뿐만 아니라 제주전역 지하수 고갈 및 오염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동안 뭐했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제주도의 이번 대책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행정이지만, 물은 제주도민의 생명선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잘 해주길 당부한다.

지하수가 고갈돼 완전히 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 문제는 제주도의 핵심적인 사안이고, 제1의 우선적 현안이라는 점을 잊지말기 바란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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