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에 온 ‘사모아, 괌, 갈라파고스’
제주바다에 온 ‘사모아, 괌, 갈라파고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5.1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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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울릉도에 관광을 갔다가 자리회를 먹고왔다는 얘기는 한 마디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상승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 같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물의 변동은 알게 모르게 시시각각 우리에게 닥쳐오고 있다. 결국 머지않은 장래에 기후변화는 우리 해양생태계와 수산업의 형태마저 바꾸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 틀림없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인근 석호(속칭 통밧알) 일대에서 국내에서 처음보는 미기록종 17종을 포함해 총 30종의 열대·아열대성 돌말류를 확인했다. 돌말류는 민물이나 바닷물에서 서식하며, 물속을 떠다니거나 돌이나 생물체 표면에 붙어사는 해양생물 미세조류(藻類)다.

이번에 확인된 돌말류 30종은 태평양의 사모아, 괌, 갈라파고스, 필리핀, 카리브해역 등 열대 또는 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종들이다. 크기가 크고 형태가 뚜렷해 온대종 조류와 구별된다. 부유성 미세조류와 달리 해류를 따라 바다에서 떠다니지 않고, 해안의 바위나 해조류 표면 위에 붙어 살아가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열대 태평양의 미세 조류가 제주해안에 정착하면 이어서 열대 어류가 뒤따라 온다는 것은 상식이다. 또 이 같은 생태변화로 기존 해양생물이 떠나면 기존 어류도 이어 떠나는 것이 바늘에 실 가는 원칙이다.

지구 온난화 속도는 지난 20년간 2배 이상 빨라졌다.

해양의 온도 상승 속도 역시 1992년 이후 3배 이상 빨라졌다. 온도 상승은 해수면뿐만 아니라 수심 700~2000m에 이르는 깊은 바다에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제주 연근해의 해수면 온도는 해가 갈수록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제주도 연근해의 해수면 온도는 지난 40년 간 1.5도 상승했다.

이로 말미암아 한류성 어종이 사라지고 아열대 어종인 참다랑어 출현이 급증하는 등 해양생태계가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근 3년 간 조사에 따르면 제주 연근해에 서식하는 어류의 42%가 아열대 어종으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개발원은 21세기말 한반도 주변의 해수온도가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지금보다 무려 4~5도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의 용해 증가로 해양의 산성화 역시 빠른 속도로 심화되어 궁극적으로 이에 큰 영향을 받는 전복, 소라 등 각종 패류가 피해를 입고 서식환경이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도는 기후변화가 다른 지역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지만 적응력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연구를 강화하고 효과적인 대응정책을 수립해 해양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제주연근해 바다에 대한 관측과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기후변화의 영향과 예측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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