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2000년대 넘어 제주는 외형적으로 빠르게 발전했지만 동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부동산 중심의 개발, 투자와 중국인 저가 관광객의 대량 유입이 주요한 원인이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제주의 다음 세대들에게 미래를 열어줄 수 없다는 것을 도민들은 알고 있다. 부동산 대신 인재,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제주를 단순히 관광을 하는 곳이나 부동산 투자의 대상이 아닌, 인재들이 기회를 얻고 성장하는 청년들의 기회의 섬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단번에 변화할 수는 없지만, 관성에 의해 달려갔던 방향을 트는 계기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 같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2017년 말 메타기획컨설팅과 함께 200여 명을 대상으로 폭넓은 조사를 통해 ‘제주창업생태계 지속성장 전략 마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8.4%가 제주 창업을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이들에게 제주 창업의 매력 요소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제주의 자원,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킬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사업의 첫 장소로서의 가능성이었다. 제주창업생태계의 활성화 정도에는 반반의 결과가 나왔으며, 제주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서는 ‘인력 채용의 어려움’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높은 물가 등 경제적 여건’, ‘제주 창업생태계에 대한 무관심 및 보수적 인식’, ‘투자유치 기회 확보의 어려움’ 등의 순으로 응답됐다.

제주 창업생태계에서 인적자원과 관련된 요구사항은 ‘초기 스타트업의 고용 안정화를 위한 지원’과 ‘도내·외 인력과 스타트업 간 매칭 확대’, ‘도외 유입 인력을 위한 정주 여건 지원’ 등의 순으로 중요하게 응답됐다. 제주 창업생태계에서 투자환경과 관련한 활성화 방안들에 대해서는 ‘지자체의 지역펀드 조성 노력’과 ‘제주 스타트업 가치에 대한 인식 제고’, ‘지역의 엔젤투자 문화 조성 및 엔젤투자자 육성’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제주에서 창업, 사업을 하고 있는 이유를 물었다. 제주 지역문제 해결과 가치에 기여하기 위함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즉, 제주의 스타트업들은 창업을 통해 제주의 가치를 키워나가는 주체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성장하게 된다면 제주는 기회의 섬이 되고 청년들에게 기회를 창출하게 된다.

현재 청년의 일자리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공공의 일자리를 늘리고 채용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사업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로서는 근본적인 해결을 할 수 없다. 궁극적 해법은 좋은 기업들이 제주에서 많이 탄생하고 그들이 청년들과 함께 성장해가는 것이다. 그 좋은 기업의 씨앗이 되는 것이 스타트업이며 그들은 인재와 투자금을 양분으로 자란다.

인재는 좋은 기업에서 교류를 통해 함께 성장한다. 제주에서 많은 인재들이 이미 육지로 떠났다. 최소한 그만큼은 제주에 다시 들어와야 한다. 특히 제주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개발자, 디자이너 등 전문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 이는 좋은 스타트업이 성장을 위해 육지로 떠나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한 청년 인재의 유입과 정착은 제주 청년들에게 이는 기회의 상실이 아니라 기회의 창출이다. 더 이상 학교에서 모든 지식을 배울 수 없다. 좋은 배움은 좋은 기업과 훌륭한 동료에게서 일어난다. 이를 위해, 제주혁신센터는 제주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도내에 부족한 영역에 대해 도외 인재 채용 및 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자산가들은 지속성장을 위해 더 이상 부동산이 아닌 스타트업에 투자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 지난 4월 21일 제주혁신센터에서는 엔젤투자 교육을 실시했다. 이곳에 참석한 분들 중 그동안 부동산, 증권 투자 중심으로 하다가 스타트업 투자를 공부하기 위해서 온 분들이 있었다. 이러한 관심의 전환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앞으로 제주혁신센터는 제주의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기회의 장을 열 예정이다. 이제 제주의 미래를 위해 부동산 대신, 인재와 스타트업에 투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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