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지금 '고사리의 계절'
제주는 지금 '고사리의 계절'
  • 부남철·고권봉 기자
  • 승인 2018.04.2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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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부터 오름과 들판으로…고사리 축제 다음 주 서귀포서 개막

[제주일보=부남철·고권봉 기자] 4월 제주의 봄나물인 고사리가 파릇파릇 돋아났다.

도내 곳곳에 펼쳐진 넓은 들판에서 이슬과 봄비를 가득 머금은 야생 고사리는 상춘객의 발길을 들판으로 옮겼다.

고사리는 잎이 동그랗게 말린 새순을 손으로 꺾는데 ‘똑’ 소리 나는 ‘손맛’은 해본 사람만 안다.

이 고사리를 꺾을 수 있는 시기는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약 한 달 정도다.

이때쯤 도내 중산간 일대 들판에서는 야생 고사리를 찾아 나선 이들이 허리를 굽히고 고사리를 찾는 모습이 진풍경을 연출한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어린 고사리를 꺾어서 말린 후 차례상에 올리거나 전통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고사리 축제’ 다음 주 개막

제23회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는 오는 28일~29일 한라산의 동남쪽인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국가태풍센터 서쪽 일원 들판을 배경으로 열린다.

서귀포시 남원읍(읍장 고철환)이 주최하고 남원읍축제위원회(위원장 정용복)가 주관하는 이번 고사리 축제는 중산간 들녘에서 자라는 고사리를 소재로 ‘생명이 움트는 행복한 남원읍으로 혼저옵서예~’란 주제로 진행된다.

축제장에서는 고사리 꺾기와 고사리를 삶고 말리는 제주 고사리 풍습 체험, 고사리를 가득 넣은 전과 빙떡 등 고사리 음식 만들기, 고사리를 염료로 한 손수건‧스카프 염색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 황금고사리 찾기, 어린이 승마 체험, 생태 열쇠고리 만들기, 고사리 축제 기념 머체왓 숲길 걷기, 골프대회, 지역특산물 이색 경매, 팔씨름 대회 등도 마련돼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번 축제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고사리 꺾기 체험을 통해 기부받은 고사리를 판매하고 얻은 수익금 전액은 물론 고사리 음식 만들기 체험비 등의 수익금까지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사랑 나눔 및 기부 활동도 이어진다.

▲‘산에서 나는 쇠고기’

고사리는 칼륨이 풍부해 비교적 짠 음식을 자주 먹어 나트륨 섭취가 많은 우리 식단에 전해질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특히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슘과 무기질 성분도 많아 성장기 어린이나 골다공증 환자에게 좋아 ‘산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불린다.

하지만 고사리는 생으로 먹을 경우 ‘티아미나아제’라는 독성이 있어 절대 안 된다. 찬물에 담가 삶아서 불리고 건조한 후 데치면 독소가 사라진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끓인 고사리와 고기의 조합인 고사리 육개장은 고사리 음식 중에서도 별미로 꼽힌다. 뜨끈한 고사리 육개장에 밥을 말아 먹으면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게 된다.

고사리나물은 콩나물, 시금치 등 다른 나물과 함께 고추장, 참기름으로 버무린 비빔밥도 빼놓을 수 없는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다.

▲길 잃음·야생 진드기 ‘주의’

매년 고사리철이 되면 ‘길 잃음’ 안전사고 주의보가 내려진다. ‘고사리밭’을 발견한 사람들이 땅만 보고 고사리를 꺾으면서 주변을 살피지도 않다가 정신을 차려 보면 자신이 어디에 있는 지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올해도 지난 15일까지 14명이 고사리를 꺾다 길을 잃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는 길 잃음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첫째, 휴대전화를 꼭 휴대하고 여분의 배터리를 충분히 확보하는 한편 일행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호루라기를 준비하도록 당부한다.

둘째, 고사리 채취 시 반드시 경험자와 동행할 것을 권유한다. 고사리 채취는 되도록 경험자와 동행하고 혼자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고사리 꺾기가 좋지만 자주 주위를 살피고 길 잃음 사고에 대비해 설치한 위치 표시판 또는 주변의 지형을 보면서 수시로 을 보면서 수시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채취객들은 ‘야생 진드기’로 알려진 참진드기(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올해도 벌써 1명이 참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감염돼 사망했다.

SFTS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사리를 꺾을 때 긴 소매 옷을 입거나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하며 풀밭에 눕거나 옷을 벗어 걸어두지 않아야 한다. 귀가 후에는 입었던 옷을 반드시 털고 잘 세탁해야 한다.

고사리를 꺾은 1∼2주 후 고열, 설사, 구토, 전신 근육통이 있으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됐다고 해도 제대로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부남철·고권봉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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