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수 없는 시대의 아픔을 읽다
말할수 없는 시대의 아픔을 읽다
  • 이현충 기자
  • 승인 2018.04.19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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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까지 북갤러리 파파사이트에서 ‘난쏘공을 잡았다. 그리고,’ 전시회
'난쏘공을 잡았다. 그리고,' 전시회장 전경

[제주일보=이현충기자] 쉽게 말하기 어려웠던 시대의 아픔을 담은 희소가치가 있는 책들을 유리벽 너머로 구경하는게 아닌 자유롭게 읽어 볼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스테디셀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출간 40주년 기념 전시회 ‘난쏘공을 잡았다. 그리고,’가 다음달 12일까지 제주시 저지문화예술인마을 내 북갤러리 파파사이트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조세희 작가의 ‘난쏘공’이 처음 발표된 1976년 문학과지성 겨울호에서부터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후 현재까지 다섯 차례 바뀐 판형과 과정을 한눈에 볼수 있다. 소설집 ‘시간여행(1983년)’과 ‘풀밭에서(1994년)’, 사진산문집 ‘침묵의 뿌리(1985년)’ 등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진열되어 있다.

전시를 기획한 파파사이트의 홍영주 큐레이터는 “난쟁이는 권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국가 폭력에 의해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집을 잃거나 떠나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곧 난쟁이 가족이라고 정의하고 4·3 70주년에 맞춰 전시를 준비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근현대사의 그늘에서 난쟁이로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소개한 전시대에는 김석범의 ‘까마귀의 죽음’, 현기영의 ‘순이삼촌(초판본)’, 강요배의 ‘동백꽃 지다(초판본)’ 등 40여 권의 책들이 전시돼있다.

전시가 끝나는 다음날 12일에는 ‘말해지지 못하는 것을, 이야기로 말해지기까지’의 글쓰기 작업 과정을 주제로 북콘서트도 열린다.

조세희 작가는 시대의 슬픔을 담지 못하는 글의 무력함에 글을 쓰지 않는 ’침묵‘을 선택한바 있다. 이 콘서트에서는 조세희 작가의 ‘침묵’을 모티브로 살아 남기 위해 ‘침묵’을 선택한 두명의 작가가 게스트로 초청될 예정이다.

행사 관계자는 “오랫동안 말할수 없었던 친족성폭력을 기록한 작가의 글쓰기 작업을 통해서 억압 당했던 제주4·3의 기억을 되돌아 보고 치유할수 있는 자리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충 기자  lhc@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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