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안전신뢰도 내동댕이친 열기구 추락
제주 안전신뢰도 내동댕이친 열기구 추락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4.15 1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지난 12일 오전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오름 인근에서 추락한 열기구 사고에 의문이 이어진다. 경찰을 비롯한 관계당국은 현재 관련 문제들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사실상 제주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열기구라는 비행관광 상품에서 발생해 더 많은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지난 12일 오전 7시 40분께 탑승객 12명과 조종사 등 모두 13명을 태운 열기구가 조천읍 와산리생활체육관을 이륙했다. 이후 남원 물영아리 오름까지 20여 분간 비행하다가 열기구는 추락했다. 열기구는 삼나무 방풍림에 걸린 후 탈출한 뒤 착륙을 시도하다가 급강하, 지상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탑승자 등이 밖으로 튕겨 나갔다.

이번 사고로 50대 조종사가 숨지고 탑승객 12명이 다쳤다. 경찰 등은 열기구 장비 결함과 사고 당시 풍속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제기되는 의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사고 당시 열기구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기상여건이 조성됐느냐 하는 점이다. 출발지 기상은 물론 비행경로상의 기상과 착륙지 기상상황이 사전 파악됐는지도 중요하다. 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채 운항에 나섰다면 이는 말 그대로 ‘까막눈 운항’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나아가 바람이 많기로 유명한 제주에서 자유비행 열기구로 관광업을 하는 항공레저스포츠사업이 과연 적정한지 여부도 논란이다. 이에 대해 벌써부터 허가 과정에 석연치 않은 점들이 거론되고 있다. 사고 열기구를 운영한 회사는 2년 동안 4차례의 도전 끝에 지난해 5월에야 열기구 관광을 위한 항공레저스포츠사업 등록을 어렵게 받아냈다. 허가 관청인 제주지방항공청은 당초 구좌읍 송당리에 마련된 열기구 이륙장에 방해물이 있고, 비행경로가 넓다는 점 등 안전상의 이유를 불허 사유로 들었다. 결국 업체는 이후 이륙장의 범위를 좁혀 방해물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비행경로도 한정해 사업권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기관이 ‘규제철폐’라는 명분으로 이 사업 도운 정황들이 나오고 있다. 관광 상품이 빈약한 제주 실정에서 보면 열기구 관광은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한번쯤은 시도해 볼 가치가 있는 상품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매력적인 관광 상품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이용객들의 안전과 직결된 것이라면 분명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했다. 제주의 기상 특성상 열기구 관광비행이 부적합하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사고조사를 벌이는 관계당국은 사고에 이르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물론 사업허가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들까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나아가 사고 재발방책까지 제시해야 한다. 이번 사고는 단순히 열기구가 추락해 13명이 사상자가 발생한 단순사고가 아니라 제주의 대외 안전신뢰도까지 내동댕이쳤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