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두오래물 고갈 원인규명의 중요성
도두오래물 고갈 원인규명의 중요성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4.0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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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도두오래물로 유명한 제주시 도두동의 용천수는 몇년 전부터 노천탕 수량이 줄어들면서 남탕의 경우, 완전히 말라버렸다. 수백년간 마을의 생명수가 됐던 이 도두오래물의 고갈은 그 상징성이 주민들을 멘붕상태로 몰아넣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주민들이 제주도상하수도본부에 원인규명을 요구하고 각계에 대책마련을 호소해온 것은 다 그런 탓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최근 오래물 용천수 고갈 원인규명 및 보존대책을 마련키로 결정했다니 늦은 감 없지 않지만 다행이다. 앞으로 용역 등을 통해 오래물 반경 2㎞를 대상으로 지질‧수리 특성과 용천수‧지하수위 변화 등을 조사하고 고갈 원인을 분석해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사실 도내 용천수 문제는 도두오래물만이 아니다. 도시 외곽의 택지개발, 건축물 공사, 해안 매립, 무분별하고 과도한 관정 개발, 해안도로 개설, 관광지·유원지 개발, 생활환경 개선사업 등 용천수 상류지역의 토지이용 변화로 여러 용천수가 수맥이 끊기고 고갈돼 사라졌다.

지난해 제주연구원의 ‘제주특별자치도 용천수 관리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용천수 총 1025곳 중 현장조사에서 확인된 건 661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364곳은 개발사업이나 생활환경 정비사업으로 매립·멸실되거나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

역사·문화적으로 중요한 용천수 가운데 제주시 가락쿳물, 서귀포시 선반물, 종남이물, 오르코미물 등은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

현재 남아있는 661곳 중에서도 145곳은 용천수 원형이 훼손됐으며, 204곳은 용천수를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 아예 없다. 고갈되거나 용출량이 현저히 감소한 용천수도 227곳에 이르며, 질산성질소와 염소이온 농도가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한 용천수는 수질조사 대상 531곳 중 절반을 조금 넘는 255곳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에 빚어진 양돈 농장들의 분뇨 무단배출사건 등 축산폐수의 부적절한 처리, 과다한 질소질 화학비료 사용, 중산간 개발로 인한 하수처리 문제 등이 용천수 수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처럼 제주도의 귀중한 수자원이자 물 문화유산인 용천수가 각종 개발사업으로 수난에 놓였지만, 이를 규제하거나 통제하기 위한 대책은 거의 없다는 데 있다.

2014년 1월 용천수 활용 및 보전을 위한 조례가 제정됐으나 이마저도 위임 법령 없이 실행할 수 없는 규정이 포함돼 있고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어서 실행력을 담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차제에 제주도는 도내 각 지역의 용천수의 수량·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제한하고 마을 주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관리보호위원회 등을 구축해 용천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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