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제주4‧3, 광화문에서 알렸다
70년 전 제주4‧3, 광화문에서 알렸다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8.04.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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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민문화제 성황…4‧3분향소엔 닷새간 추모행렬 이어져

7일 명동성당 추념미사, 강우일 주교 “이제 4‧3이름에 항쟁”

60여개 체험부스엔 제주역사, 문화 등 볼거리‧즐길거리 풍성

오현‧대정고 ‘4‧3알리기’ 나서…친박단체 거친 항의 한때 ‘긴장’

[제주일보=변경혜 기자] 제주4‧3 70주년을 기리는 광화문국민문화제가 7일 낮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려 닷새동안 이어진 4‧3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진상규명촉구, 4‧3의 역사와 제주의 문화, 환경 등을 널리 알리는 행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또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는 이날 오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제주4‧3 70주년 추념미사를 통해 “4‧3당시 제주도민 3만여명의 희생은 결코 개죽음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자유, 평등실현을 위한 순교자들의 행렬”이라며 제주4‧3의 배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이제는 4‧3에 항쟁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혼디부르게 바당의 노래’를 주제로 제주‧서울 인디밴드의 식전공연으로 문을 연 국민문화제는 이어진 역사맞이 거리굿 ‘해방과 한라’로 제주4‧3의 전개과정을 담아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제주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60여개의 부스는 4‧3의 역사와 진상규명운동의 역사, 70년 이후 후대들이 조망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4‧3도서전’, 3‧1민회와 10월인민항쟁, 노근리 학살을 비롯한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희생 등 4‧3을 매개로 우리 근현대사를 담아냈다.

제주와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젊은예술가들의 예술난장은 광장을 찾은 이들과 함께 동백꽃만들기와 희생자 추모퍼포먼스 등 여러 프로그램으로 4‧3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와 기억,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접하게 했다.

이날 용산구에서 온 김은정씨는 “작년에 제주4‧3평화공원을 다녀오면서 제주역사를 새롭게 알게 됐다”며 “일제시대부터 제주의 수난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는데 제주4‧3의 역사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청소년들도 눈길을 끌었다. 오현고등학교 동아리 ‘초점’은 4‧3 그림자극 상영과 ‘Don’t forget Jeju4.3’이 적힌 손목밴드 등을 나눠줬고 단편영화 ‘4월의 동백’을 제작한 대정고등학교 학생들은 영화상영과 직접 만들어 관심을 받은 4‧3배지를 나눠주는 등 ‘4‧3’알리기에 나섰다.

변영주 영화감독과 제주촛불집회 사회를 진행한 김남훈씨의 진행으로 이어진 ‘끝나지 않는 노래 2부–평화 콘서트’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제주지사,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한편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에 항의하는 친박단체들이 국민문화제 주변에서 거친 반대집회가 이어지면서 경찰이 대규모 병력을 투입, 행사장 주변을 에워싸 돌발상황에 대비하기도 했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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