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기에 제주4‧3 70주년을 새기다
백호기에 제주4‧3 70주년을 새기다
  • 문유미 기자
  • 승인 2018.04.0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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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문유미 기자] “우리 세대가 4‧3 피해자들과 직접 공감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제주4‧3 70주년을 계기로 4‧3이 제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 국민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제주지역 고교생들이 도민축제로 펼쳐진 백호기 축구대회에서 ‘4·3 70주년의 의미’를 새기는 화합의 장을 연출해 갈채를 받았다.

도내 20개 고교 학생회장과 부회장들로 구성된 제주고교학생회장단연합(회장 김동현)은 제48회 백호기 청소년축구대회 고등부 준결승전이 열린 31일 제주종합경기장 일대에서 동백꽃 배지 달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백호기의 백미로 꼽히는 고교 응원단들은 ‘4‧3 보디섹션’을 선보이며 백호기와 4‧3의 만남에 의미를 더했다.

동백꽃 배지 달기 캠페인은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것으로, 이날 학생들은 제주종합경기장 정문과 제주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학생들과 도민들에게 ‘4‧3의 상징’인 동백꽃 배지 3000여개를 달아주면서 4‧3의 중요성을 알렸다.

현장에서 만난 송현석 대정고 학생회장은 “백호기가 도내 학생들과 도민들이 찾는 대회인 만큼 4‧3을 널리 알리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캠페인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림공고 고준혁군은 “올해 제주4‧3 70주년을 맞아 4‧3이 5‧18처럼 전국에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4‧3의 아픔을 기억하고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민들의 호응도 이어졌다. 경기장을 찾은 도민들은 적극적으로 4‧3을 홍보하는 학생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살가운 미소로 응원했다.

경기장을 찾은 전가람씨(26)는 “학생들이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4‧3을 홍보하는 모습이 기특했고, 나도 4‧3을 여기저기 알려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경기장 안에서는 고교 응원단이 ‘4‧3 보디섹션’을 선보이며 70주년의 의미를 더했다.

오현고등학교는 ‘4‧3 70주년’이라고 새긴 도안을 통해 역사적인 상징성과 의미를 되새겼다.

제주제일고등학교는 함축적으로 ‘4‧3’을 새겨 넣어 70주년을 경건하게 추모했으며 대기고등학교는 4‧3을 상징하는 동백꽃 모양을 보디섹션으로 연출해 조화를 이뤘다.

4‧3 70주년을 향한 이들 고교 응원단의 엄숙한 메시지는 백호기 현장을 찾은 관중들로부터 감탄을 자아냈으며, 도민들과 학생들이 하나가 돼 4‧3을 기억하고 되새기는 화합의 장으로 승화시키는데 한 몫을 했다.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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