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만드는 4·3의 기억 ‘4월의 동백’
학생들이 만드는 4·3의 기억 ‘4월의 동백’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8.03.29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정고 자율학습동아리 ‘4·3을 기억해’, 20분 분량 단편영화 제작
시나리오부터 촬영까지 직접 나서…4·3 당시 민초들의 아픔 다뤄
대정고 자율활동동아리 학생들이 제작한 영화 ‘4월의 동백’의 한 장면.  

[제주일보=고선호 기자] “4·3을 기억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영화를 만들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아픈 역사를 몸으로 느끼며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제주의 꿈 많은 청소년들이 제주4·3 70주년을 맞아 그들만의 방법으로 4·3을 기억하기 위해 4·3을 주제로 한 단편 영화에 제작에 나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정고등학교(교장 우옥희)는 교내 자율동아리 ‘4·3을 기억해’ 학생들은 4·3을 주제로 한 단편영화 ‘4월의 동백’을 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학생들은 화려한 기법과 프로의 손길은 없지만 4·3의 역사적 의미를 생각한 진솔한 마음들을 담아 영화 제작에 나섰다.

‘4월의 동백’은 20분 분량의 단편영화로, 1948년부터 1950년까지 안덕면 동광리 및 대정읍 상모리 마을에 살았을법한 평범한 가상인물들이 겪었던 중산간 마을 초토화 작전과 한국전쟁 이후 예비검속 시기, 사상과 이념에 상관없이 일상을 살아가던 당시 민초들의 아픔을 그려냈다.

‘4·3을 기억해’ 동아리 학생들은 이번 영화 제작을 위해 지난 1월부터 약 3개월 동안 방과후 시간 및 주말 시간 등을 활용해 4·3 자료 분석, 현장 사전 답사, 시나리오 구성, 배역 및 촬영 장소 섭외 등 영화 제작에 몰두했다.

학교에서는 카메라 대여 및 전문가 초청 멘토링 등 학생들의 영화 제작 지원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이렇게 제작된 영화는 30일 교내 송악관에서 영화 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이며, 상영 후에는 출연 및 제작에 나선 학생들이 그동안의 제작 과정과 소감, 향후 홍보활동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제주의 아픔의 역사를 기억하고 올바른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 구성된 동아리로, 모든 활동이 학생들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대정고에서는 같은 날 ‘4·3 기억의 날’을 운영해 아침 등굣길 추모 리본 달기 캠페인을 시작으로 추모 나무 심기 등 영화 시사회와 더불어 4·3을 기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한다.

또 영화 시사회가 끝난 후에는 1·2학년 전학생들이 영화 촬영지를 중심으로 대정, 안덕 지역의 4·3 유적지를 답사하고 헌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4·3을 기억해’의 반장인 이종찬 학생(2학년)은 “시나리오를 쓰는 것부터, 연출, 연기, 촬영 등 어느 것 하나 힘들지 않은 것은 없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며 “4·3을 올바르게 기억하고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4·3에 대해 더 많이 알기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고선호 기자  shine7@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