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멘붕은 어쩌나
국민 멘붕은 어쩌나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8.03.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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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말, 멘탈甲. ‘멘탈(정신)이 튼튼해 큰 고난을 겪고도 멘탈붕괴(줄여서 멘붕)는커녕 잘 흔들리지도 않는 사람이나 존재’. 반대말로는 ‘유리멘탈’ ‘두부멘탈’ 등이 있다.

단군 이래 최악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이 도마위에 오른지도 어언 반년이다. 2012∼2013년 신입사원 518명 중 무려 95%(493명)가 부정청탁이라는 강원랜드.

현직 안미현 검사의 수사외압 증언에서 당시 김수남 검찰총장을 비롯 자유한국당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염동열·한선교 의원 등의 이름이 직접 거론됐다. 사건을 인계 받은 지 두달만에 ‘수사를 종결지어라’ ‘검찰 증거목록에서 권 의원, 염 의원, 고검장의 이름을 빼달라’는 부당한 압력도 지속됐다고 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검찰역시 수사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정청탁으로 채용된 226명에 대해 전원면직처분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쯤되면 물러나는 게 인지상정이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새로 만드는 모든 법안을 심의·의결하는 법사위 수장자리에 범죄의혹을 강하게 받는 이가 버티고 앉아선 안된다.

과거 채동욱 검찰총장을 불법사찰해 혼외자 논란이 벌어졌을 당시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권 의원이 보도자료로 던졌던 말을 복기한다. “국가 최고 사정기관의 수장이 헌법의 일부일처제를 어긴 의혹을 받는 도덕성에 대한 문제” “검찰총장에게 혼외자가 있다면 국민은 그 직을 수행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한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채 검찰총장은 결국 5개월만에 물러났고 ‘공정한 수사’ ‘검찰개혁’은 중단됐다. 권 의원이 부정했던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는 결국 사실로 드러났고 개혁기회를 놓친 검찰이 전 정부에서 자행한 ‘짓’은 참으로 부끄러울 정도다.

아무리 멘탈甲이라지만, 두고 보는 국민들의 ‘멘붕’은 어찌해야 하나.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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