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모아 내 집 마련' 점점 어려워진다
'월급 모아 내 집 마련' 점점 어려워진다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8.03.1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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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R 9년새 급등, 소득 840만원 오를 때 집값 1억2000만원 뛰어...'주거 사다리' 붕괴 가속

[제주일보=김현종 기자] 최근 제주지역 집값 폭등 영향으로 주거 관련 대표적 지표 중 하나인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Price to Income Ratio)이 10년도 안 돼 2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도민들이 월급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하는 희망은 그만큼 멀어진 것이다.

1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3000가구를 대상으로 사상 처음 주거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제주지역 PIR은 5.6으로 전국 평균(2016년 기준 5.6)과 같았다.

이는 도내 중위수 가구소득 3600만원과 평균 주택가격 2억원을 대입해 산출된 값이다.

이 같은 제주 PIR은 2008년 2.7(소득 2760만원‧주택 7500만원)에서 불과 9년 만에 갑절 이상 뛴 것으로 같은 기간 전국평균(4.3→5.6)을 크게 웃돌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제주 PIR은 2010년 2.8과 2014년 3.7 등으로 비교적 완만하게 오르던 중 최근 3~4년 새 부동산가격이 폭등한 것과 맞물리면서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PIR 지수 상승이 소득보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을 의미하는 만큼 도민들의 내 집 마련은 점점 어려워지면서 ‘주거 사다리’도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도내 4곳 권역‧소득계층별 PIR 중 저소득층은 제주시 읍면지역 10.4, 서귀포시 동지역 10으로 조사되면서 이른바 ‘흙수저’에게 내 집 마련은 말 그대로 꿈에 가까워지고 있다. 나머지 권역 저소득층의 PIR도 제주시 동지역은 9, 서귀포시 읍면지역은 8.3 등으로 높았다.

고소득층 PIR의 경우 권역별로 제주시 읍면이 3.3으로 가장 낮았고, 그 다음으로 서귀포시 동 4.2, 제주시 동과 서귀포시 읍면은 각각 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택보유의식 비율은 86.3%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서귀포시 동이 91.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귀포시 읍면 88.0%, 제주시 동 85.6%, 제주시 읍면 82.8% 등이었다. 대체로 가구주 연령이 어릴수록 주택보유의식도 낮았다.

내 집을 마련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거 안정’(94.0%)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당 주거 면적은 4개 권역 중 제주시 읍면이 71.4㎡로 가장 넓었다. 그 다음으로 서귀포시 동 70.6㎡와 서귀포시 읍면 70.5㎡, 제주시 동 68.6㎡ 등의 순으로 면적이 넓었다.

한편 이번 주거실태조사는 제주도가 2027년 목표 주거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실시했다. 도내 4개 권역별로 총 30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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