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화 속의 우리문화
제주신화 속의 우리문화
  • 제주일보
  • 승인 2018.03.14 1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연심 한국문화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논설위원

[제주일보]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월 말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을 창립해 영상분야와 문화예술, 콘텐츠, 애니메이션에 선임직 이사 10명을 필두로 출범했다. 제19대 문재인 정부에서도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국가’ 속에 문화콘텐츠가 포괄돼 제시되는 등 문화시대임을 인지시키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문화시설 확충과 문화 공간 등 하드웨어에 힘을 썼다면 앞으로는 문화콘텐츠의 소프트웨어에 더 많은 재원과 전략이 있어야 한다. 제주문화콘텐츠는 각 분야별 전략보다 함께 융합하여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특히 ‘제주다움’에 차별화를 둬야 한다.

제주는 문화원형이 보존될만한 위치적·정치적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내륙은 반도로서 선진문화로 인해 민족성이 내재되어있는 토속문화는 섬나라, 섬 지역으로 빠져 나간다.

제주도는 섬으로 하나의 문화가 흡수되면 오랫동안 그 원류가 잔존하는 특색을 가지고 있고, 지나친 변형 없이 존재할 수 있는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어 이미지와 상징들의 원형과도 연결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일본의 경우는 우리나라의 고대문화가 흡수된 신화로 문화산업과 관광산업을 이끌어가는 소스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1만8000신이 있는 신화의 나라이고 신화를 품은 샤머니즘적 문화에 대한 연구문헌도 상당히 많이 보존돼 있다. 엘리아데에 의하면 신화는 초기 인류의 사고나 감정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이미지와 상징들이므로 제주를 대표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연구돼 제주 문화콘텐츠로 활용되어져야 한다.

일찍이 신화이야기는 그의 중요성을 알고 채록을 해 왔던 많은 제주학자, 그리고 제주신화연구를 거쳐 간 국내·외 학자들에 의해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다.

제주 신화이야기의 채록은 우리나라 구비문학과 언어변천 과정에 대한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기층문화는 저급한 것이 아니라 가장 한국적이고 독특하며 차별화 할 수 있는 우리의 문화인 것이다.

제주신화 이미지에서 한국이미지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음양 오행사상, 천·지·인 사상이 제주신화 서사구조에서 발견되었고, 북두칠성을 믿었던 성수 숭배사상, 비상·승천사상과 배달의 민족 사상과 연결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그리고 제주신화 이미지가 우리나라 고대 커뮤니케이션 사상과 연결돼 모성 중심사상이 짙은 것으로 연구된 바 있다. 이런 우리나라 민족성을 주제로 문화콘텐츠가 개발될 시 한류문화와 연결될 수 있으며, 제주신화 이미지가 제주의 대표 브랜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제주가 변방이 아닌 대표적인 한국이미지 원형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문화콘텐츠 부분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제주신화 이미지가 한국이미지 원형과 연결됨으로 제주도민들은 자부심을 갖고 제주신화의 애착과 인식의 전환점이 이뤄져야 한다.

제주신화를 활용한 문화행사로 관심유도와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제주문화 발전과 문화콘텐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져야 할 것이다. 제주 신화 속에는 우리나라 민족 사상 이외에도 다양한 부분에 활용될 수 있는 원형에 가까운 이미지들이 있다. 제주신화 이야기는 공연예술과 문화예술 그리고 애니메이션, 더 가깝게는 웹툰이나 게임의 스토리텔링으로 다시 살아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모든 분야가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에 따라 과학기술·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반 확보, 신산업·서비스 육성 및 사회변화 대응에 필요한 정책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중요한 콘텐츠 없이 기술만 돋보인다면 이는 실패한 문화정책이 된다.

문화시대에 가장 4차 혁명기술과 융합되는 것은 문화예술에 있음을 알아야 하며 제주는 타 지역과 차별화되는 가장 ‘제주다움’인 제주신화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