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기억 속에 남은 4‧3 현장의 메시지
참혹한 기억 속에 남은 4‧3 현장의 메시지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8.03.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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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희 사진작가, 19일부터 다리갤러리서 4‧3 이야기 담은 ‘Red Hunt’ 전시회

[제주일보=신정익 기자] 줄을 놓으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은 위급함이 다가온다. 강제로 끌려가 최후를 맞이한 듯 가녀린 손목에는 어지럽게 포승이 걸쳐있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중견 사진 사진작가인 서정희씨가 제주 4‧3의 이야기를 담아 사진전을 연다.

‘Red Hunt’라는 주제로 마련되는 전시회는 제주시 다리갤러리에서 오는 19일부터 4월 7일까지 진행된다.

서 작가의 이번 사진전은 4‧3 70주년을 맞아 여러 해 동안 담아냈던 관련 사진들을 디지털 아트 기법을 통해 표현한 작품들도 꾸며진다.

그는 모든 게 사라지고 상흔만 어렴풋이 남은 도내 4‧3 유적지의 황량한 풍광을 2분 이상 긴 노출로 렌즈에 담은 후 별도 모델 촬영을 한 사진과 합성해 작품을 완성했다.

작품들은 한결같이 4‧3이라는 아픈 역사에 대해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평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그는 지난 겨울 도내에 버려진 받침목을 재가공 해 43개의 액자틀을 직접 만들었다. 4‧3의 깊은 아픔과 역사를 고스란히 담기 위한 노력이다.

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4‧3의 역사와 상흔을 관람객들과 함께 어루만지고 싶다”며 “그러면서도 아픈 역사를 외면하거나 잊지 말자는 의미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전시회에는 전체 작품 43개 가운데 30여 점만 내걸린다. 나머지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의 후원으로 추후 열리는 전시회때 선보일 예정이다.

신정익 기자  chejugod@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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