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융합대학 연착륙의 전제조건
미래융합대학 연착륙의 전제조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2.22 1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진열. 제주대학교 실버케어복지학과 교수/논설위원

[제주일보] 독자들에게 미래융합대학은 생소한 명칭일 것이다. 교육부가 2016년부터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을 추진하여 신청대학 중 9개 대학을 선정하여 2017학년도 1학기부터 4년제 정식 학위과정의 대학 신입생을 모집하였다.

이때 선정된 대학에서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단과대학의 명칭이 미래융합대학이다. 2017년부터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이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으로 변경되어 추진되고 있다. 지난 1월 교육부는 2018년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 기본계획(안)을 발표하였다. 이 사업은 대학이 성인학습자 친화적 학사제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는 총 12개 내외 대학을 선정하여 총 108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의 추진배경은 크게 2가지다. 첫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 저출산 및 고령화의 심화 등으로 단기직업전환교육, 재취업교육 등에 대한 교육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고, 2008년부터 대학에서 재직자, 성인 대상 학위 및 비학위과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 왔으나 일과 학습의 병행에 따른 시간적 제약, 경제적 부담, 학령기 학생 중심의 대학의 학사제도 등 성인의 대학진학 기회는 여전히 제한적인 반면, 직업계고 졸업생, 성인학습자의 대학 평생교육에 대한 필요성 인식과 참여 의향은 높은 수준으로 계속교육 수요 충족을 위한 기반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둘째는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대학이 자율적으로 대학의 특성과 지역사회 수요에 따라 성인 친화적 대학 학사체계를 구축하는데 제한 요인이 여전히 존재하고, 대학 관계자 및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학이 자율적인 평생교육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미래융합대학의 신입생 모집에는 평생학습자 전형과 재직자 전형 두 가지가 있다. 평생학습자 전형은 만 30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재직자 전형은 마이스터고 또는 특성화고 졸업, 일반고에서 직업교육과정 1년 이수, 학력인정평생교육시설에서 직업교육과정 이수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고, 산업체에서 3년 이상 재직한 사람이면 지원할 수 있다. 수능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대학 및 학과의 특성에 따라 서류 또는 면접으로 선발하는 성인학습자 맞춤형 전형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미래융합대학에서는 재직자 또는 성인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학교수업을 주로 평일 야간이나 주말에 진행하고 온라인수업도 병행하여 운영하고 있다.

제주대학교에도 건강뷰티향장학과, 관광융복합학과, 부동산관리학과, 실버케어복지학과 4개 학과로 구성된 미래융합대학을 운영한다. 그러나 미래융합대학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신입생 충원의 문제다. 신설대학이라 많은 홍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입생을 100%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 만 30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평생학습자 전형은 경쟁력이 있어 지원자 중 탈락하는 사람도 있으나, 재직자 전형의 경우에는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하여 2월 22일부터 24일까지 신입생을 추가로 모집한다.

재직자 전형에서 지원자 미달현상은 입학자격의 확대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산업체에서의 재직기간을 3년 이상에서 2년 이상으로의 확대와 재직자 전형의 지원자격에서 특성화고 외에 인문계고 졸업 후 산업체 재직자에게까지 지원자격을 확대해야 한다. 일반계고 졸업 후 산업체 재직자들이 역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또 다른 한계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은 단년도 지원사업이다. 2016년에 9개 대학이, 2017년에는 15개 대학이 선정되어 예산을 지원받고 사업을 수행하였으나, 2018년에는 12개 내외 대학을 선정한다고 기본계획에서 발표한 것이다. 기존에 사업을 수행하던 대학 중에서 2018년도에는 탈락하는 케이스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지역사회의 재직자 및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의 평생교육을 안정적으로 연착륙시키기 위한 노력보다는 매년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수립하고 신청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대학에서 평생교육 친화적 학사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단년도 지원사업을 최소 2년에서 4년 사업으로의 전환 검토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미래융합대학이 있는 대학본부의 인식변화가 요구된다. 미래융합대학은 지역사회 평생학습자를 위한 대학이다.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기 위한 사업으로서의 대학이 아니다. 대학본부에서는 미래융합대학의 신입생 지원 자격 확대를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미래융합대학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