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련 금수산장’, 심사보류 당연한 결과
‘신화련 금수산장’, 심사보류 당연한 결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2.1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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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도내 곳곳 골프장 인근을 지나다 보면 적지 않은 골프장에서 대규모 골프텔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를 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곳에 대규모 숙박시설이 들어서게 됐나하고 반문하게 된다. 말 그대로 산중에 있는 ‘그들만의 세상’인 셈이다. 이 때문에 도심지 숙박시설 이용에 익숙한 관광객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조차 ‘산중호텔’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된다. 물론 지방정부인 제주도라고 이를 모를 리 없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골프장에 더는 숙박시설 설치를 억제하는 방침을 세웠다. 이런 제주도의 방침은 일반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받게 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말 그대로 ‘예외적 상황’이 발생했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소재 한 골프장 부지에 추진되는 대규모 관광숙박 시설사업이다. 이른바 신화련 금수산장의 개발사업이다. 블랙스톤 골프장 인근 100만㎡ 근접하는 땅에 대규모 호텔, 콘도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누가 보더라도 ‘산중호텔’로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이와 관련, 제주도의회는 그동안 이 사업의 부당성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그렇지만 제주도는 이에 귀 닫고 사업을 밀어붙였다. 결국 제주도의회가 마지막 순간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그제 제주도가 제출한 ‘신화련 금수산장 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 협의 내용 동의안’ 심사를 보류했다.

사실 이 사업이 도의회 환경영향심의를 통과할 것으로 내다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 왜냐면 이 사업이 통과되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 불 보듯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주도는 해당 사업이 골프장 업체와 다른 별도의 사업자가 추진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제주도가 이를 승인 한다면 도내 다른 골프장들도 이를 따라할 할 개연성이 충분하다. 도내 골프장은 개발 중인 곳까지 포함하면 모두 30곳이다. 이들 골프장 전체 면적은 3354만9941㎡로 도내 관광지 개발사업장 23곳의 전체 면적 2000만여 ㎡보다 1.5배 넓다. 이들 골프장이 신화련 금수산장의 개발사업을 모방해 관광숙박시설 개발 사업에 나설 경우 중산간 난개발과 숙박시설 과잉공급을 부추길 것은 당연하다.

기존 저지대·도심 숙박시설에 비해 양호한 경관을 가지 중산간 골프장 인근에 대규모 숙박시설이 들어선다면, 기존 영세한 숙박업계의 경영난은 불 보듯 자명하다. 대법원 확정판결을 비롯해 연이은 사법부의 ‘사업무효 판결’이 나온 예래휴양단지 사업이 그렇고 투자자본 검증으로까지 나간 오라관광단지 사업이 그렇듯 ‘사업자 중심의 사업’은 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게 지금 제주다. 이들 사업은 ‘제주와 함께’라는 공감이 부족했고 도민들의 보편적 정서를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회의 이번 심사유보 결정은 당연하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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