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투(Me Too) 운동과 지방선거
미 투(Me Too) 운동과 지방선거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8.02.04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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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김현종 기자] “그냥 춤추면서 저한테 다가왔어요. 그리고 바지를 확 내렸어요.”

이효경 경기도의원이 최근 6년 전 동료의원들과 노래방에 갔다가 당한 성추행 피해를 털어놨다. 당시 이 의원은 “유난 떤다고 하든지 그 이후 관계도 걱정이 돼서…” 공론화하지 않았다.

이른바 ‘미 투’(Me Too)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서지현 검사가 지난달 말 방송인터뷰에 출연해 선배 검사로부터 당한 성추행을 폭로한 후 또 다른 피해를 공개하는 움직임으로 번지고 있다.

경찰대 출신인 뉴스타파 임보영 기자도 경찰청 재직 당시인 2015년 12월 직속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공개했다. 임 기자는 “가해자는 외부위원들이 참여한 위원회에서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났음에도 징계를 받지 않았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미 투는 미 퍼스트(Me First)로 확대되고 있다. 문유석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 투를 넘어 ‘절대 방관하지 않고 나부터 나선다’는 미 퍼스트 운동을 제안했다.

미 투 운동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서지현’이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비단 성폭력 피해만이 아니라 사회전반에 부조리가 만연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미 투와 미 퍼스트 운동이 유권자 버전으로까지 확산하면 어떨까.

지금까지 도지사와 교육감, 도의원을 선출하면서 후보자 능력이나 철학이 아닌 각종 연고나 관계 등 지역일꾼 선출과는 무관한 비이성적 기준에 따라 한 표를 행사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반성을 토대로 올바른 투표권 행사에 대한 ‘미 퍼스트’의 의지를 다지는 것이다.

안 그래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여부를 떠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집회를 계기로 우리사회는 올바른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 반성의 목소리가 높은 게 사실 아닌가.

적폐는 과거완료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기에, 법조계의 성희롱을 계기로 시작된 미 투와 미 퍼스트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들불처럼 번지길 기대한다. 그것이 제주, 나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도도한 물줄기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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