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협 갈등, 역지사지로 풀어야
제주감협 갈등, 역지사지로 풀어야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8.01.2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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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고권봉 기자] 제주감귤농업협동조합(조합장 김용호)‘내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감협은 지난 22일 오후 3시 제주감협 본점 4층 대회의실에서 조합원과 관계기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2018 제주감귤농협 발전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토론회에 앞서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감귤지회(지회장 오성권)는 ‘투쟁대회’를 열고 “김용호 조합장 방침으로 과수거점 유통센터(APC)를 운영했지만 지난해 농식품부 주관 과수거점 APC 경영 및 운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때문에 제주감협과 농가에 직‧간접인 피해를 유발하고 있지만 (조합장은) 직원이 무능하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직원에게 넘기고 있다”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와 조속한 해결을 요구한다”라고 촉구했다.

농식품부 주관 과수거점 APC 경영 및 운영 평가에서 상위 등급을 받으면 전년대비 성장정도 등에 따라 인센티브 자금 지원과 원물확보자금의 무이자 융자 등 차등 지원 혜택이 있다. 그 반대의 경우 돌아오는 혜택은 없다.

갈등 모습은 토론회 장에서도 이어졌다.

제주감협 대다수의 이사진은 토론회가 이사회 승인 등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합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목소리를 냈다.

한 이사는 “이사들도 제대로 모르는 토론회는 인정할 수 없다”라며 토론회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김 조합장은 “토론회 개최는 문제가 없다”라며 이의를 제기하는 이사진들과 날 선 신경전을 펼쳤다.

지난해 제주감협 창립 57주년 기념 명품감귤 생산‧출하 결의대회도 개최 이틀을 앞두고 김 조합장의 ‘물 세척 없이 감귤 출하’ 자정결의 결정에 반대하는 내부 반발로 취소됐다.

‘감귤농협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제기됐듯이 제주감귤의 생존을 위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에 감귤 농가를 대표하는 감협의 ‘내부 갈등’은 결코 도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 감협 지도부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되새겨 볼 때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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