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주택시장, ‘가격거품’ 걷어야 풀려
제주 주택시장, ‘가격거품’ 걷어야 풀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2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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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대한민국은 지금 집값과 전쟁 중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직후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집값을 잡기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들이 잇따라 시행되고 있다. 그 결과 지금 지방은 비교적 안정세 또는 둔화세로 돌아섰다. 반면 서울은 강남을 중심으로 정부의 정책을 비웃기나 하듯 되레 상승세를 이어간다. 서울은 뜨겁고 지방은 냉랭한 주택시장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라고 예외가 아니다.

제주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분양 주택이 대량을 쏟아지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11월말 이미 제주의 미분양 주택은 1200채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고 올랐다. 1년 전 보다 4배 이상 늘어난 미분양 물량에 주택시장은 말 그대로 얼어붙었다. 제주의 전통적인 이사철인 신구간을 앞둔 현재까지 이 같은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의 냉기는 주택거래량 감소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제주도내 주택 거래량은 전년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연간 거래실적은 860건으로 1년전 인 2016년에 비해 25% 넘게 감소했다.

제주 주택시장이 둔화세는 예견된 일이다. 2014~2016년을 전후해 제주에는 부동산 광풍이 불었다. 사상 최고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은 데다 타지방에서 제주로 내려오는 이주 열풍에 힘입어 제주엔 때 아닌 아파트 분양가 상승경쟁이 벌어졌다. 유명세가 붙은 아파트 분양현장 낯선 얼굴들의 속칭 떳다방 업자들이 활개 쳤다. 그 결과 어지간한 아파트 분양가격은 3.3㎡에 1500만원을 뛰어 넘어 2000만원까지 들락거렸다. 이 같은 아파트 분양가격 상승은 곧바로 일반 주택 가격을 끌어 올렸고, 곳곳에서 불과 2~3년만에 1억~2억원 이상 뛴 집들이 속출했다. 신규 분양 아파트 주변에선 5000만~1억원대 프리미엄이 딱지라는 이름으로 돌고 돌았다.

그런데 한번 오른 집값은 수요가 줄었지만 요지부동이다. 그 결과 수요자들이 공공임대로 발길을 돌렸다. 제주의 대표적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 입주신청에는 구름 같은 인파가 몰렸다. 주택공급자들이 신구간을 겨냥해 분양 경품 이벤트를 열고 추가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돌린 발걸음을 다시 끌어 모으긴 역부족이다. 주택공급업계는 왜 사람들이 공공임대로 빠져나가는지 고민해야 한다.

제주 주택시장을 근본적으로 왜곡시키고 있는 가격 거품을 걷어내지 못하는 한 주택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는 요원하다. 제주의 주택시장은 이제 더 이상 지난 2~3년 전과 같은 ‘투기장’이 재연되기 어렵다. 현 정부는 되레 주택관련 대출 억제 또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등의 방법으로 더욱 주택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옥죌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거품 낀 주택가격을 씻겨 수요자들이 납득하는 수준까지 내리는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 주택공급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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