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조건-(3)요통
장수의 조건-(3)요통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1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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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훈. 제주대학교 명예교수/논설위원

[제주일보] 몸의 고통 가운데 가장 괴로운 것이 허리 아픈 것(요통)이라고 한다. 허리가 아프면 잘 걷지 못하고, 맘대로 앉고 일어날 수도 없고, 심하면 자리에 잘 누울 수도 없다. 성인이 된 사람은 대부분 일생에 한두 번은 허리가 아파서 고생한 경험이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허리가 신체의 중심인 만큼 허리가 좋아야 신체 활동을 맘대로 할 수 있어서 건강장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요통이 있다면 건강장수의 커다란 장벽이 되는데, 이 요통에 대해 최근에 알려진 것들을 소개해 보겠다.

외국에서 최근 몇 년간 여러 가지 질병으로 환자가 앓고 있는 연수(年數)와 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요통이 제일(第一)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은 사회 환경이 바뀌어도 요통이 가장 사람들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요통에 대한 의료 행위가 적절치 못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거이기도 하다.

요통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실제 렌트겐이나 MRI 촬영 결과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추간판 헤르니아(椎間板; 등뼈 사이에 들어있는 원반 모양의 연골, hernia:연골이 불거져 아픈 현상), 골절, 암에 의한 것 등 불과 1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85%는 원인을 확실히 알 수 없는 요통이라고 한다.

원인이 확실한 요통은 초기 단계에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확립되어 있어 전문의가 영상을 통해 적절한 진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무거운 물건을 들면서 허리가 삐끗해 생기는 요통(이런 것들을 ‘비특이적 요통’이라고 한다)은 추간판이 나빠지거나 허리에 상처를 입어 생기는 염증 때문이라고 하지만 현재 영상으로 명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어서 의사들도 대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경우에 마사지 요법이 이용되기도 하고, 콜세트 착용이 권장되기도 하지만, 이론적으로 뒷받침돼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의사들은 요통 환자들에게 ‘안정하시오’, ‘움직이지 마시오’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또는 통증을 덜어주는 약이나 주사를 사용하고, 통증이 완화되지 않으면 최종 수단으로써 수술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 유럽에서는 요통에 대해서 ‘유럽피언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침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식을 뒤엎는 내용인데,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하고 요통이나 허리를 움직이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극복하는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 비특이적 요통은 ‘뇌기능이 악화’돼서 통증에 대한 불안감이나 공포심에서 발생하기도 하고, 몸의 자세가 나빠서 ‘허리 자체가 악화’돼 생긴다는 것이다.

뇌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상하게 들릴는지 모르지만 비특이적 요통이 시작되어 3개월이 지나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에는 뇌기능이 악화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요통의 큰 적이다. 인간관계, 과도한 노동, 그리고 직업에 대한 불만 등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되고 과도하면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어 근육에 긴장감이 생기며, 허리의 혈류(血流)가 나빠져서 요통이 발생하게 되고 만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요통이 있는 사람이 꼭 기억해두어야 할 것은 ‘안정이 최고’라는 말은 백해무익하다는 것이다. 유럽의 가이드라인에 비특이적 요통이라도 ‘3일 이상 자리에서 안정을 취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환자의 불안감을 씻어주고, 안심을 주어야 하며, 진통약을 짧은 기간 복용하도록 하며, 가능한 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예후(豫後)가 좋고, 순조롭게 회복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요통 치료를 위한 상식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상식을 감안하여 여러분에게 권장하고 싶은 것은 간편 체조, 좋은 자세로 빠르게 걷기다. 이것은 누구나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자세히 소개하면 첫째, 발을 어깨넓이로 벌리고, 양손바닥을 엉덩이에 대고, 숨을 내쉬면서 골반을 앞으로 세게 밀어낸다(허리가 스트렛치 되도록). 3초간 밀고 원위치한다. 요통 예방으로는 하루 1~2회, 만성 요통의 경우는 하루에 여러 번, 한 번에 10회 이상 반복하는게 좋다.

둘째, 좋은 자세란 발바닥을 땅에 붙이고 섰을 때 머리끝과 일직선이 된 모양을 말한다. 이러한 자세로 시속 5㎞로 걷는다. 이 속도는 옆에서 같이 걷는 사람과 겨우 대화가 될 정도다(운동장 400m 트랙 12바퀴를 약 1시간에 걷는 정도).

요통으로부터 해방된다는 것은 건강장수를 위해 불가결한 요소다. 만성적인 요통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은 ‘안정을 취한다’, ‘될 수 있는대로 안 움직인다’ 하며 비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앞에서 권장한 두 가지를 시작해보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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