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가 이 좁은 골목으로?
소방차가 이 좁은 골목으로?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7.12.26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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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정용기 기자] ‘이 좁은 골목에 소방차가 들어올까?’

최근 안타까운 화재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떠올랐다. 퇴근 시간이면 주차공간을 찾아 노형동 원룸 밀집 지역 일대를 빙빙 돌고 있는 차들을 마주한다. 차 한대 들어갈 공간이 있으면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 주차를 성공(?)시키는 모습도 쉽게 눈에 띈다.

오후 8시면 이미 이면도로 한쪽으로 줄줄이 주차된 차량이 있으며, 이 차들을 피해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을 한다.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가는 좁은 골목 주변에 화재라도 발생하면 ‘소방차 진입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주차된 차량을 이동시킬 동안 시간은 흐르고 불길은 커질지 모른다.

충북 제천 화재 참사에 이어 지난 25일 경기도 수원 한 건설공사 현장에서도 큰 불이 발생해 인명피해가 났다. 화재가 참사로 이어진 이유 중 하나로 골목에 이중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다는 점이 꼽힌다.

제주는 가구별 차량 보유대수가 1.8대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렌터카도 3만6000대나 있다. 지난해 도내 자동차등록대수는 46만7243대로 2006년 22만2025대 보다 110.4% 늘었다.

하지만 주차면수는 2005년 18만7891면에서 2015년 27만1909면으로 44.7% 증가하는데 그쳤다. 10년 동안 제주의 주차난은 심해졌고 안전을 위협하는 주차 행태로 이어졌다. 도내 차량이 늘어날수록 도민은 위험에 내몰리게 되는 셈이다.

어린이들은 차량을 피해 등교하고 건설용 대형 트럭 옆으로 보행자가 지나가는 아찔한 모습은 일상이 됐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21일 공식석상에서 “자가용 구매와 주차 규제를 통해 현재보다 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단의 대책 추진이 시급한 때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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