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공사 적정 공사비 확보가 시급하다
공공공사 적정 공사비 확보가 시급하다
  • 제주일보
  • 승인 201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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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복 대한건설협회 제주특별자치도회 회장

[제주일보]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취업 유발효과가 탁월한 건설산업에선 ‘일자리 지키기’조차 힘이 든 실정이다.

공공 발주기관의 박한 공사비 탓에 수익이 나지 않는데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는 것은 당연지사 아니던가. 정부가 건설산업 일자리 창출에 성공하려면, 적정공사비를 확보하여 기업의 채산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술정책연구실장의 ‘공공 공사비 정상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방안’ 발표자료에 따르면 공공부문의 합리적인 공사비 산정과 입찰시스템 정상화를 통해 ‘제값주고 제대로 시공’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연간 3조5800억원의 공공공사 공사비 미지급금을 해소할 수 있으며, 경제성장률 제고효과는 0.2%포인트, 일자리 창출효과는 4만7500명이며, 실업률은 0.15% 감소할 수 있다 한다. 공사비 산정시스템 개선만으로 건설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 달성이 가능한 것이다.

적정 공사비 확보문제는 건설업계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된지 오래이다. 최근 10년간 전반적인 물가상승 및 건설자재 가격상승으로 건설공사의 실제원가는 대폭 증가했으나 실제 공사에 반영되는 공사원가는 현실경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건설공사 공사비 산정기준인 표준시장단가 및 표준품셈은 실제 시공단가 대비 88.8%에 불과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적정공사비가 확보되지 못하면 자재 및 인건비에서 공사비를 절감해야 해 자칫 건설공사의 품질저하 및 부실공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원도급자의 공사비 부담은 하도급업체와 건설근로자, 자재·정비업체 등 2차 협력업체에게도 고스란히 돌아간다. 또한 유지·관리·보수 등 사후비용 증가로 장기적으로는 예산 낭비 요인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사업성이 없거나 공사비가 확보되지 않아도 중도에 계약체결을 포기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입찰보증금 환수, 부정당업자 제재 등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해 입·낙찰제도 및 발주기관의 불공정관행의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입·낙찰제도의 경우, 소위 ‘운찰제’라 불리는 저가 낙찰을 유인하는 가격 위주의 평가 보다는 시공품질 확보에 중점을 둬야 한다. 이를 위해 낙찰하한율 상향 및 가격배점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 건설 선진국인 일본의 공공공사 낙찰률은 92% 수준이며, 미국연방교통부(DOT)는 95~112%인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발주기관의 불공정관행의 개선이 필요하다. 예산절감 중심의 발주기관 기관평가 방식으로 인한 예정가격 및 공사비 부당삭감을 방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추정금액 등이 터무니없이 낮을 경우 입찰자의 이의신청 허용, 외부 전문기관의 심의 등을 거쳐 공사비 증액 조정 등의 보완조치 및 계약포기시 불이익 금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실적 위주의 계약심사제도의 개선도 시급하다. 지자체의 계약심사제는 적정한 원가를 산정해 부실공사를 방지하는데 목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삭감 사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는 적정공사비 확보에 초점을 두고 계약심사제의 공정성·투명성 제고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공기연장 시 추가비용 미지급 관행 개선을 위해, 실효성이 부족한 현행 총사업비관리지침을 재개정해야 한다. 또한 공사예비비제도 도입을 통해 추가비용이 시공사에 전가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적정한 이윤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불법과 편법이 악용될 지는 자명한 일이다. 제값을 줘야 제대로 된 시공이 가능하고 건설산업 이미지도 함께 개선되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이제 곧 건설회사의 수주기원제 시즌이다. 수주기원에 적정공사비 확보까지 염원하는 건설업계의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조속히 적정공사비가 확보되기를 바란다.

제주일보 기자  isun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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