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함께 모두 나눔문화 운동을
이웃과 함께 모두 나눔문화 운동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2.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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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오늘은 성탄일이고 이제 곧 한 해를 마감하는 세밑이다. 그런데 올 겨울은 차가운 날씨보다 기부 민심이 더 싸늘하다는 게 사회복지 관계자들의 말이다. ‘기부 민심’이 한파처럼 꽁꽁 얼어붙었다고 한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진 데다 사회복지 시설 비리, 기부금 횡령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기부 금품 모금 운동이 외면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부나 나눔이 외면받고 있는 현상 중 ‘어금니 아빠’로 상징됐던 이영학 사건은 아마 가장 큰 이유에 해당될 것이다. 부녀의 고통과 안쓰러움 때문에 기부와 나눔에 동참했던 많은 이들이 이영학의 인면수심(人面獸心)에 실망했고 기부와 나눔문화에 대한 신뢰에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이다. 또 간헐적으로 터지는 일부 복지시설의 비리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올해 이런 사건들은 기부금 운용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제주시는 연말·연시 및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2017년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문화 운동’을 벌인다고 한다. 간부 공무원들이 내년 2월 14일까지 기초 수급자, 차상위 계층, 저소득 주민 1만2170여 가구와 사회복지시설 130개소(4320명)를 방문해 위로·격려와 애로사항 등을 청취할 예정이다.

도움의 발길이 줄어 냉기가 감도는 복지시설 등을 직접 찾아가 사랑을 실천한다는 계획은 바람직하다. 해마다 전개되는 나눔운동이지만 올해엔 정성과 진정성있는 위로 방문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이웃과 사랑을 나누려는 이런 나눔의 손길이 일부 공직자나 소수 계층에 그쳐서는 그 혜택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도민 모두가 불우이웃을 내 형제와 가족이라는 사명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특히 제주에 진출한 대기업이나 부유층 등 가진 사람들이 사랑 나눔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그러나 기부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가진 사람들보다 못 살고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은 게 우리 기부 문화의 현주소다. 선진국일수록 가진 사람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듯, 가진 사람들이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봉사가 아니라 이제는 사회적 의무다.

빈곤과 질병, 소외는 우리 공동체 사회가 모두 참여해서 극복해야 할 절대 과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시작이 기부이고 나눔이다. 작게나마 꾸준한 기부는 놀랄 만한 큰 열매를 맺는다. 그럴 때 복지 사각지대가 없는 사회, ‘나눔으로 행복한 사회’도 가능할 것이다. 제아무리 어려워도 보살펴주는 이웃이 있으면 용기가 나고 그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나눔문화 운동이 절실한 이유다. 제주시의 ‘2017년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문화 운동’의 성공을 바란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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