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드리밍 어버 화이트~”
“아임 드리밍 어버 화이트~”
  • 김경호 기자
  • 승인 2017.11.30 1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54년작 파라마운트 픽쳐스 '화이트 크리스마스'
빙 크로스비 (사진왼쪽) 주연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영화 한 장면

지금은 케이블TV에서 하루 종일 영화를 내보내 시간만 허락한다면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영화하나 보는 게 일도 아니다. 하지만 1970~1980년대에는 영화를 보려면 극장이나 공중파 tv프로그램 주말의 명화, 토요명화, 그리고 명화극장 이라는 성우 더빙판이 전부였다.

말 그대로 TV가 세상의 전부였던 어린 시절 가족들 틈에서 우연히 보게 된 영화. 원색적인 빨간색 화면에 크리스마스 이브, 1944년 영문자막과 함께 손으로 그린 눈 덮인 전원의 풍경으로 시작되는데….

배경으로 봐서는 ‘아마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쯤 아닐까?’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순간, 이것이 실제 배경이 아니라 천막에 그려진 그림이고, 한 무대 위에서 군인이 위문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이 비춰지면서 영화는 처음부터 반전(?)의 연속이었다.

영화 ‘화이트 크리스마스’ 스틸컷.

이 영화가 ‘전투영화? 로맨스 영화?인가보다’하고 졸린 눈을 부여잡을 때쯤 느닷없이 ‘아임~드리밍 어버 화이트~’로 시작되는, 모두가 들으면 아는 바로 그 캐럴송이 나온다. 노래는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고 있겠지만 영화는 생소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이게 바로 1954년에 나온 빙 크로스비 주연의 고전 뮤지컬 코미디 영화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2차대전에 참전한 뒤 브로드웨이 스타로 출세한 두 주인공은 우연한 기회에 옛 사단장이 전역 후 스키장이 있는 시골 오지에서 여관을 운영하며 스스로 급사 노릇까지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그 해따라 눈이 오지 않아 여관이 경영난에 봉착하자 부대원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던 옛 지휘관을 돕기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여관에서 자신들의 대형 쇼를 열기로 한다.

두 사람은 옛 전우들을 모두 불러 모으고 여관에서는 쇼와 함께 부대원들의 감격적인 재상봉이 펼쳐진다. 이때 밖에는 흰 눈이 펄펄 내리고 ‘화이트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진다.

무슨 내용인지도 잘 모를 어린 시절, 파란 눈의 금발의 여성과 섹시한 의상, 무대 세트 위 춤추는 장면은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말고, 진짜 그 시대에 만들어진 영화를 봐보는 건 어떨까?

 

김경호 기자  soulful@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