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를 찾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선물
출구를 찾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선물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7.11.28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월호 현장 고발 홍가혜씨 제주서 첫 개인전…심헌갤러리서 내달 4일 개막
홍가혜 작 - 소녀의 기도

[제주일보=신정익 기자] 2014년 새월호 참사 현장에서 많은 사건을 목격하고 이를 세상에 처음 고발한 후 수차례 고초를 겪은 홍가혜씨가 제주에서 컨버전스 아티스트(이종예술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홍씨는 다음 달 4일부터 20일까지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심헌갤러리(관장 허민자)에서 ‘심연(深淵)’이라는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연다.

‘삭제된 시간’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전시회에 홍씨는 세월호의 아픔을 담은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의 수색작업을 비판한 방송 인터뷰가 문제가 돼 해경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구속됐었다.

그러나 1심에 이어 지난해 9월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 지난 6월 제주에 정착해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목격한 사건을 폭로했다가 죽음과 맞먹는 고초를 겪고도 사람 사는 세상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며 “출구를 찾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치유를 선물하는 전시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메시지를 지우기 위한 작업에 삭제되고 말았던 시간들을 작품에 풀어놨다”며 “바다와 육지를 잇는 갯벌처럼 누군가의 마음에 내 작품이 와 닿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심헌갤러리 관계자는 “홍씨의 작품은 삶을 노래하면서도 죽음을 춤추는 양면성을 지니며, 비정상이 정상으로, 정상이 비정상으로 다뤄지는 인간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면서 “자본과 기득권을 위해 만들어진 질서를 허물고 싶은 갈망을 작품에 녹여냈다”고 평했다.

신정익 기자  chejugod@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