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목소리로 청렴을 외치다
기분 좋은 목소리로 청렴을 외치다
  • 제주일보
  • 승인 2017.11.2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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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우 제주도농업기술원 동부농업기술센터

[제주일보] 사람간의 관계형성에는 표정, 말투, 감정 등 많은 요소가 관여한다. 그 중 목소리는 상대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관계형성에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공무원의 업무 특성상 전화로 민원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음성으로만 정보 전달이 이뤄지다보니 상대의 기분이 어떤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목소리에 의존해야 한다. 문제는 목소리만으로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정보 전달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3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통화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전화로 상담을 하다 보니 무뚝뚝한 목소리에 괜스레 ‘나랑 통화 하는 것이 싫은가?’, ‘나 때문에 화가 났나?’ 하는 생각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반겨주는 듯 한 밝은 목소리에 괜히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에 나 자신이 전화 통화를 할 때 단순히 목소리만으로 상대방을 판단하고 있었고 문뜩 상대방도 나를 그렇게 판단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혹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무심코 받았는데 오랜만에 연락 온 반가운 지인 일 경우 ‘어 오랜만이다’라며 목소리가 한층 밝게 바뀌는 경험을 다들 해 보았을 것이다. 반가움이 목소리로 전달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밝은 목소리는 상대를 기분 좋게 하고 곧이어 기분 좋은 목소리로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

한 목소리에 관한 연구에서는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 중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47%나 되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수반하는 등 영향력이 있으며 목소리의 변화나 준비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배려를 청렴의 기본덕목으로 봤을 때 밝은 목소리로 친근하게 상대를 대하는 것은 가장 하기 쉬운 청렴의 자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금 옆에서 울리는 전화부터 기분 좋은 목소리로 받아 봐야겠다. 다시 메아리가 되어 돌아 올 수도 있으니….

제주일보 기자  isun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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