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꿈이 있어야 할 게 아닌가
우리도 꿈이 있어야 할 게 아닌가
  •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 승인 2017.11.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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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대한민국은 인구 감소로 인해 공룡처럼 지구에서 멸종할 것이라고 한다. 그 원인을 저출산과 고령화 시대 진입에서 찾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198년 300만명, 2379년 10만명, 2503년 1만명으로 점차 줄어들다가 2750년에는 더이상 아무도 생존하지 않게 된다.

최후의 생존자는 경기도 주민. 사망 시점은 2621년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경기도에서 최후의 생존자가 있을 거라는 예측은 서울보다 더 많은 1110만6831명(2016년 말 현재)의 인구 때문이다.

반면 가장 먼저 생존자가 사라질 지역은 151만1885명의 충청북도, 195만4828명의 전라남도라고 한다.

그런데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인구가 적은 제주도는 생존자가 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지금 제주로 오는 이주민의 행렬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제주지역 순유입 인구가 이미 1만명을 넘어섰다. 2014년 이후 4년 연속 1만명을 넘고 있는 것이다.

연말까지 집계를 해봐야지만 최근 4년간(2014~2017) 순유입 인구는 5만명이 훨씬 넘는다.

이런 식으로 이주민들이 증가하면 제주도에는 작은 도시가 4~5년마다 하나씩 늘어나는 셈이 된다.

매일 30~40여 명, 10가구 정도가 남부여대(男負女戴), 보따리를 싸들고 제주도로 삶의 보금자리를 옮기고 있다. 마치 미국 서부 개척 시대에 서부로, 서부로 떠나는 이주민의 역사를 보는 듯하다.

올해 3분기(7~9월) 3개월 동안 제주로 이주한 사람은 4238명이다. 10세 미만이 636명, 10대가 172명, 20대 404명, 30대 1262명, 40대 979명, 50대 595명, 60대 이상 190명이다.

이 같은 연령 분포는 ‘생산가능 인구(15~64세)’가 지금 제주도로 오고 있다는 의미다. 생산가능 인구가 늘어나면 노동력과 소비도 늘어나는 ‘인구 보너스’ 효과가 일어나고 경제에 새로운 동력이 생긴다는 건 상식이다.

▲‘제주이주 열풍’이 가져오는 효과는 ‘인구 보너스’ 등 긍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10명 가운데 2명이 지역주민과 갈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했다. 원주민과 이주민의 갈등이 작지 않음을 말한다.

우도의 경우 원주민과 이주민 간의 갈등은 급기야 서로 간의 불법 건축물을 고발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시청 인터넷 신문고에는 이웃이 제기한 불법건축물 민원들이 수두룩 올라갔다. 결국 시청은 이 작은 섬 내에서 무려 92건의 불법건축물을 입건했다.

서귀포항에서 벌어진 해녀와 스쿠버다이버들 간의 충돌도 같은 성격의 사건이다.

바다로 들어가겠다는 스쿠버다이버들과 이를 막으려는 해녀들 간에 폭언, 폭행이 고소 고발로 이어졌다. 서로 간의 주장엔 모두 타당성이 있는데도 일부 언론이 한 쪽만의 주장을 보도하는 바람에 갈등은 더 커졌다.

▲이런 갈등은 제주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멀리는 게르만족의 이동에서부터 미국 개척시대까지 역사는 갈등을 증언한다.

단지 지금 제주도에서 갈등이 심각한 것은 제주에 대한 관심이 높고 주목받고 있는 때문이다.

때문에 이 갈등을 더이상 모른 체 해서는 곤란하다.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어 그 해결을 모색해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 제주도의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개발을 통한 관광산업 육성만을 내걸 것이 아니라 제주도 원주민, 그리고 제주로 오는 이주민, 모두가 행복하기 위한 ‘제주몽(濟州夢)’이 제시돼야 한다.

이 꿈을 향해 도민들이 서로 양보하고 모두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새해 지방선거에서 선량이 되고픈 사람들에게 말한다.

세계가 다 꿈을 꾸는데 우리도 꿈이 있어야 할 게 아닌가. ‘식게집’이나 ‘잔치집’, ‘상가집’이나 다닐 게 아니다.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boo4960@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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